제1394화 자격
원아는 헨리가 작은 손을 내밀어 채소가 가득 담긴 장바구니를 잡는 것을 보며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녀는 헨리 옆에서 같이 기다리고 있던 장민재를 보며 웃었다.
장바구니에는 식재료가 가득 들어 있어서 무게가 있었다. 아무래도 아이 혼자 들기에는 힘들 것 같았다.
“아니, 누나가 들게. 다음 번에는 문 앞에 서 있지 말고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어.”
헨리가 앳된 얼굴에 웃음을 가득 머금은 채 말했다.
“누나를 조금이라도 더 빨리 보고 싶어서 그랬어요!”
민재는 그 말을 들으며 감탄했다.
“저희 막내 도련님은 염 교수님을 정말 좋아하나 봐요. 방금 위에 올라갔는데, 교수님이 아직 돌아오지 않은 걸 알고는 문 앞에서 교수님을 기다리겠다고 고집을 부렸어요. 그런데 문 앞에 주차하는 게 좋지 않을 것 같아 차를 한쪽에 세우고, 도련님과 함께 여기서 교수님을 기다렸어요.”
원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은 날씨가 춥지 않아 괜찮았지만 아들이 고생할까 봐 걱정이 됐다.
아파트의 예비 키를 헨리에게 줄까 생각도 했지만, 그러면 소남이 언제라도 아파트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었다.
집 안에 의심을 살만한 무언가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소남이 워낙 세심한 사람이라 혹시 무언가 발견할 지도 몰랐다.
그래서 그 생각은 곧 단념했다.
원아는 장바구니 두 개를 왼손으로 들면서 헨리를 향해 오른손을 내밀었다.
“자, 이제 올라가자.”
헨리는 행복한 얼굴로 ‘초설 누나’의 손을 잡았다. 그 모습을 본 민재가 말했다.
“교수님, 우리 도련님 때문에 수고가 많으세요. 저녁에 다시 데리러 오겠습니다.”
“네.”
원아는 헨리의 손을 잡고 아파트 입구로 들어갔다.
집에 들어선 그녀는 전처럼 과일을 내오면서 아이가 책가방에서 숙제를 꺼내는 것을 보고는 물었다.
“오늘 숙제가 많아?”
“많지는 않아요. 하지만 저 혼자 할 수 없는 것도 있어요.”
헨리가 웃으며 대답했다. 사실은 할 줄 모르는 것이 아니라‘초설 누나’가 가르쳐 주기를 바라는 것이었다.
원아가 그 말을 듣고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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