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84화 남편, 아이
원아는 속으로 생각했다.
‘동 비서님이 확실히 조사하면 알겠지만 이건 개인의 이익과 관련된 일이 분명해.’
‘HS제약 제약은 설립된 지 얼마되지 않았어. 누군가 그런 일을 저지른 건 소남 씨가 T 그룹에 머물고 있어서야. 평소에는 본부장 한 명이 이곳을 책임지고 운영하고 있으니까’
‘그래서 겁 없이 그런 일을 저지른 거야…….’
‘소남 씨가 이 곳에 매일 출근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 회사를 신경 쓰지 않는 건 아니야. 이번 일로 자신의 이익을 노리는 사람들에게 교훈을 줄 수 있을지도 몰라.’
……
퇴근 시간이 다가오자 동준은 다시 염 교수의 사무실로 찾아왔다. 동준의 표정이 아까 보다 훨씬 좋아 보였다. 무언가 알아낸 듯했다.
“동 비서님, 뭔가 알아낸 게 있나요?”
원아가 예산 경비 신청서를 정리하며 물었다.
“확실히 알아냈어요. 복도 CCTV는 교체된 거예요. 어제 CCTV는 사실 그제 것이었어요.”
동준이 대답했다.
원아는 웃으며 경비 신청서를 내밀었다.
“연구 경비 신청서예요. 문 대표님이 동 비서님께 드리라고 하셨어요.”
동준은 그것을 받으며 어리둥절했다. 염 교수가 이미 다 알고 있었다는 듯 전혀 놀라는 기색이 없었기 때문이다.
동준이 감탄하며 물었다.
“교수님은 누가 CCTV를 바꾸었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별로 궁금하지 않아요. 동 비서님이 조사를 하고 계시니 곧 알게 되겠죠.”
빈 말이 아니라 원아는 정말로 범인이 전혀 궁금하지 않았다.
사실, 그녀는 회사 내부의 일에는 무관심한 채 자신의 연구에만 몰두하고 있어 사람들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만약 원아가 정말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시 여겼다면 이수혁을 자신의 연구 보조로 삼지 않았을 것이다.
주지혜나 다른 연구 보조였다면 회사 일과 사람들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었을 테니 말이다. 그녀가 이수혁을 선택한 이유는 그는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것 외에는 회사에 떠도는 소문이나 가십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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