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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8화 친밀한 거리

원아는 그의 침대 옆으로 가서 허리를 약간 숙였다. 소남은 긴 팔을 뻗어 그녀의 어깨에 걸치고 다른 손으로는 침대 옆 서랍장을 짚었다. 양팔에 힘을 주는 순간, 소남은 바닥으로 내려가는 데 성공했다. 두 사람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 원아는 고개도 들지 못한 채 바닥만 바라봤다. “어때요?” “괜찮아요.” 문소남이 바닥을 딛는 순간 약간 어지러웠지만 곧 똑바로 섰다. 다리에 힘이 없기는 했지만 그런대로 견딜만 했다. “몇 걸음 걸어보고 안 되겠으면 무리하지는 마세요.” 원아는 소남이 말할 때 숨결이 머리에 닿는 것을 느끼며 얼굴이 뜨거워졌다. “네.” 소남은 가볍게 대답하며 첫걸음을 내디뎠다. 원아는 소남을 따라가며 세심하게 그의 상태를 살폈다. 소남은 곧 안정을 찾았고 천천히 한걸음씩 걸었다. 원아 역시 아무 말없이 소남을 부축해 화장실로 갔다. 소남이 변기를 짚고 서자 원아가 말했다. “일단 앉으세요.” 소남은 고개를 끄덕였고 원아는 그를 부축해 앉혔다.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나중에 부르시면 들어올게요.” 원아는 빠른 걸음으로 화장실을 나가 문을 닫았다. 그리고는 벽에 등을 기대고 심호흡을 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원아의 등줄기에서는 땀이 흘러내렸다. 심장은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뛰고 있었다. 문소남을 부축하며 걸을 때 그의 뜨거운 숨결이 전부 원아의 머리 위로 쏟아지는 것만 같았다. 그녀는 너무 가까운 거리와 친밀한 행동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원아는 벽에 기대어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며 손으로 부채질을 했다. 얼굴이 너무 뜨거웠다, 잠시 후 변기 물이 내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원아가 들어갈까 말까 망설이고 있을 때 화장실 문이 열렸다. 소남은 한손으로는 문을 짚고 다른 한손으로는 벽을 짚은 채 걸어 나왔다. 원아는 얼른 소남의 팔을 잡았다. “대표님, 괜찮아요?” 원아는 소남이 이렇게 혼자서 나올 줄은 몰랐다. “괜찮아요.” 소남은 그녀가 부축하도록 내버려두고 천천히 침대로 향했다. 원아는 그가 침대에 앉자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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