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3화 문소남의 개인 번호
헨리는 ‘초설 누나’의 말에 마음이 답답했다.
“아빠도 누나랑 똑같은 말을 했어요.”
원아는 순간 멍 해졌다.
헨리가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아빠와 엄마는 부부인데도 같은 방에 있지 않았어요…….”
사실 원아는 문소남과 가짜 원아인 로라가 한 방을 쓰지 않고 있다건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 솔직히 그녀는 그 사실을 알고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원아는 헨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자, 그 얘긴 이제 그만 하자. 아무튼 다음부턴 이러면 안 돼. 알겠지? 네가 한 행동이 얼마나 위험한 지 알아?”
“여긴 호텔이잖아요.”
헨리는 이 곳이 왜 위험하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빠도 있고, ‘초설 누나’도 있는데 말이다.
“호텔이라고 해서 다 안전한 건 아니야. 만약 엘리베이터 안에 있던 사람이 나쁜 사람이었다면 누나를 만나지 못했을지도 몰라. 안 그래?”
원아는 헨리의 말을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
‘헨리가 안전의식이 부족한 것 같아.’
‘지난번에는 양아치들에게 괴롭힘을 당할 뻔하더니, 이번에는 밤중에 숙소를 제멋대로 빠져나오고…….’
‘외국이라 왠지 더 불안한 것 같아.’
“잘못한 거 알아요. 하지만 누나랑 같이 있고 싶어요. 누나가 날 안고 재워 줬을 때가 너무 그리워요.”
헨리는 억울한 표정이었다.
원아는 그 모습에 마음이 약해졌다.
기왕 여기까지 찾아왔는데 쫓아낼 생각은 없었다.
“아빠는 주무시니?”
“아빠는 진작 잠들었어요.”
헨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헨리야, 오늘 밤엔 누나 방에서 자. 아빠한테는 누나가 연락을 할 테니까. 안 그러면 아빠가 많이 걱정하실 거야.”
원아는 핸드폰을 찾으며 말했다.
“네, 누나.”
헨리는‘초설 누나’와 함께 있을 수 있다는 말에 그새 눈물을 그치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아이의 얼굴에서 억울한 표정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원아는 테이블 위에 놓인 핸드폰을 들고는 문소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헨리가 자신의 방에 있다는 내용이었다.
소남은 이미 동준의 보고를 받고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는 침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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