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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9화 ‘딸’을 믿기로 했다

간호사를 노려보던 로라가 무슨 말을 하려는 순간, 문소남이 아주머니를 보며 말했다. “사모님에게 물을 먹여줘요.” “네.” 도우미 아주머니는 얼른 물을 따라 빨대를 꽂아 ‘원아’의 입에 갖다 댔다. “사모님, 물 드세요.” 로라는 아주머니를 쏘아보았다. 하지만 소남이 시킨 일이라 할 수 없이 물 한 잔을 전부 다 마셨다. 2시간 뒤, 주희진은 달인 한약을 가지고 왔다. 로라는 절대 먹지 않을 생각이었다. ‘염초설’이 처방한 것이라 먹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계속 이렇게 고열이 났다가는 머리가 이상해 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잠시 망설이다 결국 다 마셨다. 30분쯤 지나자 열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간호사가 체온계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지금은 37.5도예요.” 주희진은 무척 기뻐했다. “역시 초설 아가씨야. 30분밖에 안 됐는데 체온이 떨어지다니.” 로라는 주희진이‘염초설’의 이름을 다정하게 부르자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어쩌면 병원 약이 더 효과가 있을지도 몰라요.” 주희진은 ‘딸’이 질투심에 하는 말에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는 침대 옆에 앉아 ‘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어쨌든 체온이 내려갔잖니.” 로라는 열이 떨어지자 몸이 한결 나아졌다. 그녀는 소파에 앉아 있는 소남을 보며 말했다. “소남 씨, 난 더는 입원하고 싶지 않아요. 당신이 퇴원 수속 좀 밞아줘요.” 문소남은 눈살을 찌푸렸다. “의사선생님이 며칠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어.” “난 이미 다 나았어요.” 로라는 자신의 이마를 만져보았다. “봐요. 이제 뜨겁지 않아요.” 실은, 로라는 너무 두려웠다. 또다시 열이 나서 피검사를 다시 하게 되면 정말 정체를 들킬지도 몰랐다. 그때도 소남이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하 리란 법은 없었다. 이런 위험을 무릅쓸 수는 없었다. 하지만 소남은 단호했다. “이틀만 더 지켜보자.” “하지만…….” 로라가 퇴원하려고 애쓰자, 임문정이 엄숙한 목소리로 타일렀다. “원아야, 소남과 의사선생님 말 들어. 방금 의사선생님이 어떻게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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