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09화 거리
저녁 시간이 되어가자 원아는 천천히 외출 준비를 시작했다. 큰 연회가 아니기에 검은색 긴 치마에 머리를 가볍게 틀어 올린 다음 화장도 연하게 했다.
거울에 자신을 비춰보던 원아는 순간 멍 해졌다. 낯선 모습이었다. 그녀는 얼굴을 바꾼 뒤로는 한번도 이렇게 꾸민 적이 없었다.
원아는 자신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는 냉소했다.
얼굴을 바꾸고 나서는 거울에 자신을 비춰보는 것이 싫었다. 더군다나 이렇게 꾸미는 것은 더 싫었다. 연회만 아니었어도 이렇게 꾸밀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때, 원아의 핸드폰이 울렸다. 문소남의 전화였다.
‘내가 가지 않을까 봐 걱정이 됐나?’
원아는 심호흡을 하고 수신버튼을 눌렀다.
“네. 대표님.”
“밑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소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원아가 아직 대답도 하지 않았는데, 소남은 전화를 끊었다.
원아는 어이가 없었다.
‘도망갈 기회를 주지 않는 군.’
‘어떻게 밑에 와 있다는 말만 하고 전화를 끊을 수 있지? 준비는 잘 했는지 물어볼 수도 있잖아.’
원아는 한숨을 쉬며 목걸이를 차고 휴대폰과 핸드백을 챙겨 방을 나섰다.
알렉세이는 거실에 앉아 탁자를 닦고 있다가 멍한 얼굴로 원아를 바라봤다.
“알렉세이, 왜 그래?”
원아는 자신의 모습을 내려다보며 물었다.
“별로야?”
알렉세이는 약간 붉어진 얼굴로 대답했다.
“아니요. 아주 예뻐요.”
“너무 화려하지는 않지?”
원아는 되도록이면 튀고 싶지 않아 검은 색 치마를 골랐다.
“네 딱 좋아요.”
알렉세이가 대답했다.
오늘 처음으로 원아의 꾸민 모습을 봤다. 전보다 훨씬 아름답고 예뻤다.
“그럼 됐어.”
원아는 연회 내내 조용히 있을 작정이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연회장 구석에 자리를 잡아 그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는 것이었다.
원래부터 접대가 싫었지만, 오늘처럼 거짓신분을 가지고 그런 자리에 가는 것은 더욱 싫었다.
원아가 신발을 신는 것을 보던 알렉세이가 닦고 있던 걸레를 내려놓았다. 그리고는 물기가 묻은 손을 옷에 닦으며 물었다.
“지금 나가시는 거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