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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4화 아무 관계도 아니다

“시간이 많이 늦었는데 왜 아직 안 자고 있어?” 문소남은 두 손을 깍지 낀 채 침착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잠이 안 와요.” 가짜 ‘원아’인 로라는 불안한 듯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말을 이어갔다. “소남 씨, 오늘 내가 좀 예민했어요. 사실 다른 뜻은 없어요. 당신이 정말 마음이 있다면, 제 자릴 비워줄 수 있어요. 그러면 그분도 당신도 모두 행복하겠죠.” 소남은 슬픈 표정을 하고 있는 그녀를 아무 표정 없이 바라보았다. 로라는 그가 무엇이라고 말해 주길 기다렸다. 하지만, 생각보다 침착한 소남을 보면서 서서히 마음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괜히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 그만 자.” 그는 여전히 차분한 목소리였다. ‘이렇게 슬픈 얼굴을 하고 있는 날 보면서도 위로는커녕, 표정의 변화조차 없는 거야?’ 로라는 소남의 태도가 못마땅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내게 이혼을 요구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야.’ 이런 생각을 하다가 발걸음을 돌렸다. 그때, 소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진을 보낸 기자는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돈을 안 줘도 괜찮겠어요?” 로라는 소남이 당연히 돈을 줄 거라 생각했기에 어리둥절했다. “나와 그분은 아무 관계도 아니야. 그러니 괜히 그럴 필요 없어.” 소남은 다시 컴퓨터를 켜고 화면을 보며 서류를 검토했다. 로라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 그의 말 뜻을 이해하게 되었다. 만약, 기자의 말대로 돈을 보낸다면, 문소남과 나스쨔는 둘 사이를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게 되며 앞으로도 둘은 끊임없이 감시를 받게 될 것이었다. “하지만, 기자들이 사진을 이용해 기사를 낼까 봐 걱정이 돼요.” 로라는 걱정을 털어놓으면서도 그 말이 자신을 얼마나 초라하게 만드는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렇게 했을 때를 대비한 방법이 있어.” 자정이 가까운 시간임을 확인하며 차분히 대답했다. 로라는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를 들으며 방문을 닫았다. 그는 오늘 밤에도 안방에 오지 않을 것이다. 로라는 굳게 닫힌 문을 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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