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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4화 염초설

회의실 문이 열리자 문소남의 시선이 그리로 향했다. 동양적인 얼굴을 한 여자는 두 손을 무릎 위에 가지런히 올리고 면접관들 맞은편에 앉았다. 소남은 그녀의 섹시하고 매력적인 얼굴을 보고 왠지 가슴이 두근거렸다. 왠지 익숙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분명히 처음 보는 여자였다. 소남은 냉정을 유지하려 애쓰며 그녀가 말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나스쨔’는 다른 지원자들과는 달리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심지어 자시소개는 물론 면접관에게 인사도 하지 않았다. 원아는 자신이 ‘나스쨔’라는 이름으로, 소남 앞에 서 있다는 사실이 왠지 가슴 아팠다. ‘3년을 기다려 난 마침내 그리워하던 당신을 만나게 되었어요. 하지만, 난 다른 얼굴을 가지게 되었고 신분도 변해버렸어요.’ ‘그래서 난 당신에게 내가 원아라고 말할 수가 없어요.’ ‘아무도 내 말을 믿지 않을 거예요.’ 사실, 원아는 A시로 돌아오자마자 소남이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해, 스스로 정보를 찾아봤다. 그리고 그가 가짜 원아와 각종 행사에 참여하는 것을 보고 가슴이 찢어질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 가짜 원아는 진짜가 되었고, 정작 진짜 원아인 자신은 나스쨔라는 여자가 되었다. 게다가 제일 사랑하는 남자를 이렇게 마주해야 했다. 그녀는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아팠지만 그간 받았던 훈련 덕분에 감정을 잘 숨기고 조금도 허점도 보이지 않을 수 있었다. 면접관들은 무표정한 ‘나스쨔’를 바라보며 궁금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봤다. [이 지원자는 왜 아무 말이 없지?] [설마 이게 R국인이 가진 특징인가?] 그들은 다시 보스를 바라봤다. 그는 눈 앞의 여자를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마침내, 그들 중 하나가 침묵을 깨고 물었다. “나스쨔 씨, 이제 자기소개를 해보시죠.” “저는 나스쨔라고 합니다. R국 국적을 갖고 있지만, A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원아는 자신을 간단히 소개했을 뿐, 다른 지원자들처럼 열정적이지 않았다. 그녀는 합격하길 바라는 마음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절대 뽑히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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