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2화 왜 이렇게 움직여, 내가 당신을 묶어야겠어?
문소남이 방으로 들어왔을 때 원아는 오늘 밤 자신이 잘 침대를 펴고 있었다.
문소남은 아무 말도 없이 원아의 침대 위로 연고를 던졌다.
원아는 동작을 멈추고 침대 위의 연고를 바라보았다. 연고에는 ‘모기에 물렸을 때, 영유아 전용’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문 어르신도 문소남이 던진 물건이 무엇인지 보려고 돋보기를 썼다. 그는 연고를 보고 고개를 들어 손자에게 물었다.
"너는 원아가 모기에 물렸다는 걸 어떻게 알았어?"
문소남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빨리 연고 발라라. 모기는 독성이 있으니 조심해야 돼." 원아에게 말한 원 씨 할아버지는 다시 방안의 다른 사람들에게 말했다.
"어렸을 때 우리 손녀는 아무도 돌봐주는 사람이 없어서 참 불쌍했어요. 한 번은 시골 모기에게 눈꺼풀을 물렸었는데, 부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염증까지 생겨서, 우리 아들이 집에 와서 애를 시내 병원으로 데려가 주사를 맞혔어요. 안 그랬으면 아마 장님이 됐을 지도 몰라요."
"그렇게 심각하지 않았어요." 원아는 할아버지가 다른 사람에게 그녀의 일을 너무 많이 말하는 것이 싫어서, 할아버지의 말을 끊었다.
문소남은 그의 큰 침대 옆에 서서 두 노인과 원아를 등지고 서있었다.
이 침실은 70평방미터 정도 된다. 가장 안쪽에 놓인 것은 문소남의 침대다. 원 씨 할아버지의 임시 병상은 계단 아래 원래 소파가 있던 자리에 놓여 있다.
원아가 지금 정리하고 있는 침대는 임시로 사용하는 접이식 침대다.
그녀가 할아버지를 돌보려면 접이식 침대에서 잘 수밖에 없다.
접이식 침대를 편 후 원아는 덮을 것이 담요 하나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문소남의 장롱에 틀림없이 이불이 있겠지만, 문 씨 집안의 물건을 그녀가 감히 함부로 건드릴 수는 없다. 원아는 좀 배겨도 이렇게 대충 하룻밤을 지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일 할아버지는 몸이 안정되어 집으로 가실 수 있을지도 모른다.
"소남아, 넌 왜 이렇게 인정머리가 없어? 장롱에 가서 원아한테 이불 하나 가져다 줘,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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