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14화 그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비비안?” 남궁산이 미간을 찌푸렸다. “이 여자는 어째서 계속 내 주변을 맴돌고 있지?” 원아와 비비안은 함께 만든 요리를 들고 나오다가 그의 말을 듣고 말았다. 순간, 비비안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그가 자신을 싫어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다시 한번 이렇게 직접 들으니 마음이 아팠다. 그녀는 쓸쓸한 표정으로 음식을 식탁 위에 내려놓았다. 원아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남궁산 씨, 비비안은 제가 초대한 손님이에요.” 그는 불만이 가득했지만 감히 원아에게 대들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녀는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여자였다. 그는 비비안이 내놓은 음식을 보며 조롱했다. “네가 만든 음식 먹을 수는 있는 거야? 설마 약 같은 걸 탄 건 아니겠지?”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모스크바에 있을 때 남궁산은 약을 먹은 적이 있었다. 레이가 누나가 힘들어하는 것을 볼 수 없어 그에게 약을 먹인 것이었다. 두 사람이 관계를 가지면 서로에게 좋을 것 같아서였다. 하지만 그는 이를 악물고 비비안과 잠자리를 하지 않았다. 그는 이제껏 그녀가 자신에게 약을 먹였다고 오해하고 있었다. 비비안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지만, 막상 그의 조롱을 받으니 마음이 괴로웠다. “요리는 모두 내가 했고, 비비안이 옆에서 도와준 것뿐이 예요. 남궁산 씨, 너무 예민하게 굴지 말아요.” 원아는 긴장된 분위기를 가라앉히려 애썼다. 비비안이 주방에서 나오는 것만으로 그가 이렇게 격한 반응을 보일 줄은 몰랐다. “나는 손도 안 댔으니까…… 안심하고 드세요.” 비비안은 원아의 마음이 담긴 음식을 그가 싫어할까 봐 걱정됐다. 남궁산은 그녀의 주눅 든 얼굴을 보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때, 헨리가 달려와 그의 바지를 잡아당겼다. “삼촌, 비비안 이모에게 화 내면 안돼요.” 남궁산은 어이가 없었다. ‘이렇게 못생긴 여자가 어떻게 아이의 사랑을 받을 수 있지?’ 그는 어른인 자신이 아이에게 이런 말을 들으니 체면이 구겨졌다. 소남은 남궁산을 도와주기는커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