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2화
한참이 지나서야 수현은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더 이상 은수의 눈을 보지 않고 말했다.
"알았어요."
그러나 은수는 이대로 그만두려 하지 않았다.
"그럼 당신 정말 내 말 믿는 거야?"
수현이 대답하지 않자 은수는 쓴웃음을 지었다.
"난 당신이 나를 믿게 하는 게 엄청 어렵다는 거 알지만, 나도 최선을 다해서 당신에게 내가 당신을 속이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할 거야. 당신이 더 이상 나를 함부로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지 않는다면 말이야."
남자의 말투에는 소홀히 할 수 없는 슬픔이 묻어 있었고 수현은 자신도 모르게 그녀가 정말 잘못했다고 느꼈다.
정신을 차리자 수현은 가볍게 기침을 했다.
"그렇게 많은 말 하지 말고 얼른 먹어요. 더 이상 먹지 않으면 식겠어요. 만든지 꽤 됐어요."
은수의 질문에 그녀는 대답할 수 없었다. 과거를 잊고 그의 말을 믿게 하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웠으니까.
더군다나 그녀는 이미 떠나기로 마음먹었으니 믿거나 말거나 또 뭐가 달라지겠는가. 그들은 결국 같은 차원의 사람이 아니었으니 수현은 화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은수는 그녀가 직접 음식을 만들었다는 말에 얼른 일어나 탁자 위에 놓여 있는 음식들을 바라보았다.
"이거, 당신이 나를 위해 만든 거야?"
은수는 원래 수현이 자신의 질문에 대답하려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좌절감을 느끼며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나 수현이 뜻밖에도 그를 위해 요리를 했다는 것을 듣고, 그는 문득 자신에게 아직 희망이 있다고 느꼈다.
"맞아요. 당신 입맛에 맞을지 모르겠네요. 싫으면 다른 거 사줄게요….."
"아니야, 좋아."
은수는 수현이 치울까 봐 방금 전의 무관심한 태도를 싹 바뀌고 탁자 앞에 앉아 고분고분 말 들었다.
이 남자가 마침내 말을 듣는 것을 보고 수현은 안도의 한숨을 내쉰 뒤 식기를 꺼내 은수에게 건네주었다.
"먹어요, 다 식겠어요."
은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곳에 앉아 그녀가 직접 만든 음식을 천천히 먹기 시작했다.
수현은 오기 전에 이미 먹었으니 그냥 옆에서 지켜보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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