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7화
수현은 이 말을 남기고 바로 떠났다.
은수는 그녀의 옆모습을 보았다. 여전히 그렇게 익숙하고 예쁜 옆모습이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사람이 다가가게 하지 못하는 차가운 기운이 배어 있었다.
은수는 더 이상 쫓아가지 않고 그저 멍하니 제자리에 서서 두 사람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고 있었다.
수현은 택시 한 대를 잡고 올라탔고 은서도 따라왔다. 그는 입을 열어 무언가를 말하며 이 어색한 분위기를 깨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랐다.
그는 수현이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행동에 반감을 느꼈는지 아닌지 몰랐다.
그러나 이 결정에 대해 그는 결코 후회하지 않았다.
"수현아……."
수현은 고개를 돌려 은서의 진심 어린 눈빛을 보고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랐다.
"나 혼자 있게 내버려 둬."
은서는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수현은 창밖을 내다보며 쏜살같이 사라지는 풍경을 보고 멍을 때렸다.
은서와 함께 있으면, 분명 자신의 엄마가 만족할 것이고, 유담이도 기뻐할 것이다. 게다가, 그는 그동안 줄곧 그녀의 곁을 지키고, 매사에 최선을 다하며 선을 넘지 않았으니 그녀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태연하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은서에 대한 감정은 가족 같았고 그것은 절대 사랑이 아니었다.
사랑을 언급하자 수현의 머릿속에는 왠지 모르게 은수의 냉엄하고 정교한 얼굴이 떠올랐다.
그러나 곧 수현은 재빨리 이 엉뚱한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웠다. 그녀 지금 미친 건 아닐까.
그 남자에게 그렇게 많은 상처를 받은 뒤에도 그들 사이에 사랑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다니.
게다가 은수의 성격으로 예린을 그렇게 오랫동안 자신의 곁에 남겨둘 수 있다는 것은 아마 그도 그녀를 좋아하기 때문일지도.
화를 내는 척하며 또 예린을 위로하겠지.
여기까지 생각하니 수현은 가슴이 답답하고 좀 괴로웠다.
그녀는 아예 눈을 감고 이런 일을 생각하지 않았다.
......
수현이 떠난 지 한참 지나서야 은수는 정신을 차렸다.
수현이 떠나기 전 남긴 차가운 질문을 생각하면 그는 심지어 몸 둘 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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