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0화
수현은 줄곧 마음이 약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은수가 자신과 날카롭게 맞설 줄 알았지만 그는 뜻밖에도 이렇게 흔쾌히 사과했다.
그녀는 문득 좌절감을 느끼며 유난히 답답하다고 느꼈다.
"나는 이런 심심한 일로 기뻐하지 않을 거예요. 온은수 씨도 더 이상 헛수고하지 마요."
수현은 말을 마치고 잠시 멈칫했다. 그녀는 말을 한꺼번에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며 계속 입을 열었다.
"요 몇 년 동안 나 없이도 당신은 잘 살았고, 그리고 유예린도 줄곧 당신의 곁에 있었으니 그냥 그렇게 행복하게 살아요. 우리 누구도 더 이상 상대방을 방해하지 말자고요. 이게 우리에게 있어 가장 좋은 선택이에요."
수현은 말을 마친 후, 뒤로 물러서며 떠날 준비를 했다.
은수는 문득 무언가를 깨달았다.
‘유예린?’
설마 그녀는 그날 공항에서 예린이 차를 몰고 자신을 마중하러 온 것을 보았단 말인가? 그럼 그날, 그는 착각한 게 아니라 그 사람은 정말 수현이었던 것이다.
그녀는 자신과 예린의 관계에 대해 무슨 오해를 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그는 얼른 수현의 손을 잡았다.
"수현아, 나와 유예린 씨는 정말 아무 사이도 아니야. 만약 그녀가 신경 쓰인다면 난 즉시 그녀를 내 곁에서 쫓아낼 수 있어. 그러니까……."
수현은 은수의 손에서 자신의 손을 빼냈다. 남자의 설명은 그녀를 기쁘게 하지 않았고 오히려 공포를 느끼게 했다.
이 남자는 정말 야박했다.
그때 그는 예린을 위해 큰돈까지 쓰며 심지어 그녀와 이혼할 생각까지 했다. 그러나 지금, 그는 또 5년 동안 그의 곁에 있었던 예린을 마음대로 차버리려고 했다.
수현은 심지어 자신이 아직 진정으로 은수라는 사람을 잘 모르고 있다고 느꼈다. 그는 아마 얻지 못한 사람만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보지?
그는 사랑이 무엇인지 몰랐고 그저 가장 본능적인 소유욕이 그를 좌우하고 있을지도.
"온은수 씨, 말 조심하세요. 유예린은 그동안 줄곧 당신 곁에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당신은 그녀를 쫓아내고 싶다면 바로 쫓아내다니, 그럼 언젠가 내가 정말 당신이 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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