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1화
말하면서 수현은 눈빛이 차가워졌다.
외국에서 지내는 동안, 그녀는 수업 듣고, 출근하는 것 외에 특별히 여자 킥복싱 코치를 찾아 몇 년 동안 호신술을 배웠다.
그녀의 실력은 일반 남자들은 그녀를 가까이할 수 없고, 심지어 그녀의 반격에 머리를 안고 도망갈 정도였다.
은수를 만나기만 하면 자꾸 이렇게 도망가는 이유는 그녀가 완전히 당황해서 머리가 새하얘지며 모든 것을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오늘 그녀는 은서에게 간단한 뺨 한 대 때리는 게 아니라 기필코 그를 몇 번 더 두들겨 패며 매운맛을 보여줬을 것이다.
가연은 원래 수현이 이 일로 기분이 가라앉고 놀라고 두려워할까 봐 걱정했다.
그러나 수현의 이 확고한 모습을 보고 그녀는 안심했다.
보아하니, 이 5년 동안 수현은 헛되이 보내지 않았고 그녀는 이미 그때의 그 연약하고 누구나 괴롭힐 수 있는 그런 약한 여자가 아니었다.
"그래, 네가 이렇게 생각하는 이상 두려워할 것도 없지. 온은수도 너무 지나친 일을 하지 못할 거야."
가연은 수현을 위로한 다음 또 얼른 그녀더러 쉬라고 재촉했다.
수현은 거절하지 않고 욕실에 들어가 뜨거운 물로 샤워를 했다. 그녀는 이미 내일의 스케줄을 정했고 유담이를 데리고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에게 제사를 올리려면 일찍 자야 정신이 날 수 있었다.
샤워를 한 뒤 수현은 머리를 닦으면서 유담에게 영상 전화를 걸었다.
그녀는 떠나기 전에 매일 그에게 굿나이트를 하겠다고 약속했으니 비록 오늘은 다른 일 때문에 시간이 좀 늦었지만 아이에게 한 말은 반드시 지켜야 했다.
통화가 연결되자 유담의 작은 얼굴을 보며 수현의 원래 초조한 마음은 많이 차분해졌다.
유담은 수현이 피곤해하는 것을 보고 입을 열었다.
"엄마,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수현은 기분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유담은 예민한 아이라서 늘 섬세한 것들을 주의하곤 했다.
"아니, 그럴 리가. 엄마는 그냥 여기로 오느라 좀 피곤해서 그래. 그리고 우리 유담이도 너무 보고 싶고."
수현은 멈칫하다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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