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4화
은수는 싸늘한 화원에 앉아 멍을 때렸고 날은 점점 어두워졌지만 그는 시간의 흐름을 눈치채지 못한 듯 조각상처럼 그곳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
차가네 유일하게 남겨진 하인 복이는 일상 순시를 하다 여기에 사람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고 눈여겨보고 나서야 그 사람이 은수라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서 일하는 요 몇 년 동안 은수는 줄곧 복이가 이곳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처음에 그녀는 왜 은수처럼 돈이 많은 사람이 직접 화원을 가꾸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나중에야 그녀는 이것이 그가 한 사람을 그리워하는 특유의 방식이라는 것을 서서히 알게 되었다.
"도련님, 날도 이미 늦었고 도련님께서는 아직 식사를 하지 않으셨잖아요. 밖은 추우니까 이만 돌아가세요. 남은 일은 제가 다 할게요."
은수는 그녀를 아랑곳하지 않았다. 복이는 자신이 소 귀에 경 읽기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한숨을 쉬며 나갔다.
그러나 은수의 상태가 좀 이상한 것을 보고 복이는 그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무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육무진 도련님, 오늘 은수 도련님의 기분이 엄청 좋지 않은 것 같은데, 상태가 좀 이상한 것 같네요. 이곳에 와서 도련님 좀 말려 주셨으면 해서요."
무진은 또 어떻게 요 몇 년 동안의 은수의 상황을 몰랐을까. 그는 말을 듣자마자 바로 승낙했다.
"그래, 알았어."
......
수현은 택시를 타고 회사에 가서 먼저 보도를 했다.
수현이 외국에서 돌아왔다는 것을 알고, 회사의 상사는 즉시 그녀에게 일을 안배하지 않고, 그녀에게 3일의 시간을 주며 먼저 잘 휴식한 뒤 출근하러 오라고 말했다.
수현은 회사가 통일적으로 배치한 호텔을 거절하고 직접 가연에게 연락했다.
수현은 돌아오기 전에 이미 가연에게 잠시 그녀의 집에서 묵겠다고 말했다.
이렇게 여러 해 동안 만나지 못했으니 그녀들도 제대로 한 번 모이고 싶었다.
수현은 회사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가연의 집으로 갔다.
택시에 앉은 수현은 창밖의 풍경을 보면서 이 도시 전체가 그녀가 떠난 후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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