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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화

5년 후. 국제공항에서. 수현은 트렁크를 밀고 비행기에서 내렸다. 그녀는 걸으면서 주머니에서 선글라스를 꺼내 꼈다. 커다란 선글라스에 흰색 마스크를 더하니 그녀의 손바닥만 한 얼굴을 꽁꽁 가렸다. 그녀는 자신이 전에 오랫동안 살았지만, 지금은 다소 낯설어 보이는 이 도시를 보면서 마음속으로 감개무량했다. 그녀는 다시 돌아왔다. 그동안 수현은 줄곧 자신이 다시는 이 도시에 한 걸음도 내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얼마 전, 회사 쪽에서 s시의 엄청난 주문을 받았는데, 수현은 s시 현지인으로서 첫 번째로 뽑혔고 사장님도 그녀에게 엄청 많은 보수를 승낙했다. 수현도 한참 망설였다. 이번 프로젝트를 완성하면 그녀의 이력은 아주 단단해질 것이고 앞으로의 사업이나 연수에 아주 많은 좋은 점을 가져다주었다. 그러나 그녀가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자 수현은 고통을 참으며 포기하려 했다. 그리고 며칠 전 시골 친척이 소식을 전해줬는데, 글쎄 최근에 큰비가 내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의 무덤이 어느 정도 훼손됐다고 했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는 세상을 떠난 지 오래되였고, 수현도 전에 해마다 가서 제사를 지냈다. 출국한 후 그녀는 이 임무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줄 수밖에 없었는데 이 소식을 듣고 그녀는 고민하다가 돌아오기로 결정했다. 수현은 최근 몇 년간 외국에서 은서의 도움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전공을 선택하여 다시 대학에 입학했고 마침 건축설계를 배웠다. 이번에 돌아와서 그녀는 회사의 일을 잘 완성해야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배운 지식을 활용하여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의 무덤을 좀 더 오래 쓸 수 있도록 수리할 계획이었다. 이것도 그녀가 그동안 빚진 것을 메운 셈이었다. 수현은 먼저 지사에 가서 보도할지 아니면 고향으로 돌아가 친척들을 봐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핸드폰이 울렸다. 수현은 핸드폰을 꺼내보니 은서가 자신에게 영상통화를 했던 것이다. 그녀는 받자 은서의 온화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현아, 지금 도착했어?” 수현은 미소를 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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