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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0화

마침 생각하던 참에 이은설은 서류를 가지고 들어왔다. “대표님, 사인해야 할 서류입니다.” 온은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거기 놔둬요.” 이은설은 걸어가서 서류를 한쪽에 놓았고, 또 겸사겸사 온은수를 도와 그의 책상 위의 어지러운 서류를 정리했다. 온은수는 가만히 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전에 말한 그 연회 말인데, 준비됐나요?” “어제 옷을 사러 가려고 했지만 일이 좀 생겨서…….” 이은설은 안절부절못하며 입을 열었다. 온은수가 실망할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요? 괜찮아요, 연회 시작하기 전에 내가 이은설 씨 데리고 가서 한 벌 사면 돼죠.” 이은설은 멈칫했다. 온은수가 뜻밖에도 그녀를 이렇게 대할 줄이야. 이것은 전의 연설도 누리지 못했던 행복이었다. 그녀는 무척 기뻐했지만, 입으로는 겸손하게 말했다. “그럼 대표님의 시간을 낭비하는 거 아닌가요? 나 혼자 시간을 내서 가면 돼요.” “그럴 리가요, 내가 가도 시간이 별로 안 걸려요.” 온은수는 담담하게 말했고, 이은설은 이 말을 듣고도 더 이상 거절하지 않고 기쁜 마음으로 온은수의 사무실을 떠났다. 영문도 모른 채 온은수에게 관심을 받으니 이은설은 오늘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다. 차수현의 집에 돌아왔을 때, 그녀의 얼굴에는 찬란한 웃음이 나타났다. 차수현은 그녀가 이렇게 웃는 것을 보고 좀 궁금했다. 평소에 이은설은 얼굴에 감정을 이렇게 선명하게 드러낸 적이 거의 없었다. 도대체 얼마나 좋은 일이 있었길래 그녀가 이렇게 기쁜 것일까? 생각하다 차수현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은설 씨, 기분이 좋은 것 같은데, 무슨 좋은 일이 생긴 거예요?” 이은설은 이 말을 듣고 차수현을 바라보았다. 만약 차수현이 온은수가 직접 그녀를 데리고 옷을 사러 가는 이런 친밀한 일을 한다는 것을 안다면, 아마 화가 나서 죽고 싶겠지? 전에 온은수는 차수현만 데리고 이런 자리에 나갔다. 차수현은 입으로는 개의치 않는다고 해도 그녀의 마음은 정말 조금의 파문도 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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