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7장
그는 좀 전에 베란다에 서서 모든 걸 지켜봤다. 육지성이 한정판 샤넬 가방을 선물했는데 정라엘이 받지 않았다.
“기준 씨가 나 가방 좋아한다고 지성 씨한테 말했다며?”
강기준은 눈썹을 들썩거리면서 그녀에게 답했다.
“그럼 아니야? 분명 네가 좋아하는 거로 기억하는데 난.”
정라엘은 한심해서 실소를 터트렸다.
“아니거든. 이왕 이럴 거면 난 더 비싼 게 좋아. 다이아몬드 목걸이라든가 액세서리들 말이야. 다음번엔 지성 씨한테 목걸이 선물하라고 시켜봐.”
강기준은 표정이 굳어지고 이 화제도 썩 유쾌하지 못하게 끝났다.
“오늘 너희 양아빠가 무슨 사진 보내왔는데?”
정라엘은 좀 전까지 이 사진과 안재민에 관한 일을 그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으려 했지만 어느덧 생각이 바뀌었다.
“그냥 내 어릴 때 사진이야.”
이에 강기준은 더 따져 묻고 싶었다.
“너희 양아빠...”
다만 정라엘이 가차 없이 말을 잘랐다.
“기준 씨, 할 일 없어? 그렇게 한가하면 어떻게 애 낳을지나 연구해봐!”
강기준은 별안간 ‘대충 보낸다’던 그녀의 말이 떠올라 안색이 굳어졌다.
“내가 어떻게 애 낳을지는 너랑 상관없으니까 신경 꺼!”
말을 마친 그는 성큼성큼 문밖을 나섰다.
방안에는 정라엘만 남게 됐다. 그가 어떻게 아이를 낳을지는 정말 그녀와 상관이 없다. 어차피 정아름과 낳을 테니까.
정라엘은 사색이 되었지만 금세 마음을 정리하고 안재민을 찾아갔다.
...
그녀가 온 곳은 나이트클럽이었다. 요 며칠 안재민은 줄곧 여기서 흥청망청 놀고 있었다.
VIP룸에서 안재민은 양옆에 여자를 껴안고 있었는데 그녀들이 정라엘을 바로 알아봤다.
“예쁜이, 왜 또 왔어? 설마 또 깽판 치게?”
이때 안재민이 그녀를 보면서 호탕하게 웃었다.
“걱정 마. 이번엔 나 돈 주려고 온 거야.”
그는 정라엘의 등장이 전혀 놀랍지가 않았다. 그녀가 올 걸 확신이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정라엘은 차가운 시선으로 두 여자를 노려봤다.
“다들 나가봐!”
다만 두 여자는 안재민의 품에 꼭 달라붙어 있었다.
“싫은데? 우린 재민 오빠 옆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