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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장

강기준이 너무 통쾌하게 허락하자 안재민은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강 대표가 알아서 줘.” “2억이면 돼?” 강기준이 아무렇지 않게 2억을 줄 것이라 생각도 하지 못한 안재민은 눈을 빛냈다. “충분하지.” 곧이어 강기준은 수표를 꺼내 안재민에게 건넸다. 숫자 뒤에 붙은 영을 세어보자 정말 2억이었다. “고맙게 받고 난 먼저 가볼게.” 안재민은 2억 원짜리 수표를 들고 즐거운 얼굴로 서재를 나섰다. 한편 거실에서 강기준을 기다리고 있던 정라엘은 그를 보자마자 물었다. “방금 서재에서 무슨 이야기했어?” 강기준은 셔츠 단추를 풀며 입꼬리를 올렸다. “무슨 이야기했을 것 같아?” 장난을 치는 듯한 강기준의 말투에 정라엘은 미간을 찌푸렸다. “농담이 아니라 진지하게 묻는 거야.” 강기준은 손목에서 명품 시계를 벗어 서랍에 넣으며 심각한 표정의 정라엘을 향해 눈썹을 치켜올렸다. “별말 안 했어. 돈 달라고 하던데.” 강기준의 말에 정라엘의 안색이 돌변했다. “그래서 줬어?” “응.” “얼마 줬는데?” “2억.” 정라엘은 어이가 없었다. “누가 돈 주라고 했어? 그것도 2억이나?” 강기준은 정라엘에게 다가갔다. “오늘 뭐 잘못 먹었어? 왜 이렇게 화를 내? 네 양아버지인데 2억을 주는 게 어때서?” 정라엘은 귀티가 흐르는 강기준의 잘생긴 얼굴을 바라보았다. 원래부터 강기준은 씀씀이가 컸고 정라엘에게도 야박하게 군 적이 없었다. 그에게 있어 2억 원은 작은 은혜를 베푸는 것과 다름없다. 정라엘은 맑은 눈동자로 강기준을 쳐다보았다. “오늘 2억 원을 받았으니 내일이면 두 배를 요구할 거야. 기준 씨는 그 사람의 탐욕만 키워주고 있는 거야. 내가 당장 가서 돈 찾아올게.” 말을 마친 정라엘은 안재민을 뒤쫓아가려 했지만 강기준에게 손목을 붙잡혔다. “라엘아, 대체 왜 그러는 거야? 네 양아버지, 대체 무슨 이유 때문에 감옥에 가게 된 거야? 10년이면 가벼운 죄는 아닐 거고.” 강기준은 안재민이 감옥에 가게 된 이유를 물었다. 강기준의 시선은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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