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장
강기준은 그녀에게 이곳이 위험하니 빨리 떠나라고 다그쳤다.
뒤에 사람들이 쫓아오면 그녀는 더 이상 살아서 이곳을 벗어날 수가 없다.
다만 여자아이는 꿈쩍하지 않았다. 어디 그뿐일까. 애를 쓰며 그를 이끌고 외진 동굴로 들어갔다.
여자아이는 그에게 말했다.
“오빠, 여긴 아주 안전해요. 그 사람들 절대 못 찾아올 거예요.”
그는 여자아이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앳된 여자아이는 한겨울에도 색바랜 얇은 원피스만 입고 있었다. 이 숲속에서 오래 지낸 모습이었고 품 안에 인형을 하나 안고 있었는데 아마도 그녀와 함께한 유일한 물품인 것 같았다.
강기준은 극심한 상처를 입어 몸이 점점 차가워졌다.
이때 여자아이가 손을 내뻗으면서 그를 품에 안았다.
“오빠, 많이 춥죠? 제가 이렇게 안아주면 금방 나을 거예요.”
그는 맑고 투명한 여자아이의 눈동자를 빤히 쳐다봤다.
“왜 혼자 여기 있어? 가족들은? 엄마, 아빠는 다 어디 가셨는데?”
여자아이는 그의 물음에 한참 침묵했다.
“집도 없고 엄마, 아빠도 없어요. 아무도 나 안 갖겠대요. 혼자 내 버려진 셈이죠 뭐.”
그는 여자아이를 꼭 안아주었다.
“내가 살아남는다면 꼭 널 데리고 여길 벗어나게 해줄게. 내가 너 책임질게.”
그는 몸에 단 팬던트를 여자아이의 목에 다시 걸어줬다.
그렇게 두 사람은 매서운 추위의 동굴 속에서 서로를 꼭 안고 밤을 지새웠다. 그 밤은 서로의 체온으로 간신히 버텨낸 밤이었다.
하지만 다음날 강기준이 눈을 떴을 때 여자아이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 뒤로도 더는 여자아이를 찾을 수가 없었다.
곧이어 강기준의 전우가 찾아왔다. 그는 마지못해 헬기를 타고 이곳을 떠났다.
“꼬마야, 어디 간 거니? 가지 마 제발!”
강기준은 잠꼬대를 하다가 눈을 번쩍 떴다.
‘꿈이었어. 또 그 아이를 본 거야?’
사실 그는 일찌감치 그 여자아이를 찾아냈다. 그 아이는 바로 정아름이다.
이 바닥에서 강기준과 정아름은 모두가 인정하는 선남선녀 커플이다. 왜냐하면 강기준이 수년간 정아름을 옆에 두고 정성껏 챙겨왔으니까.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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