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장
강기준이 다시 눈을 떴을 때, 그의 눈빛은 이미 맑고도 차가운 기운으로 가득 차 있었다.
...
다음 날.
아파트 안, 정라엘은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고 서다은은 방안을 돌아다니며 화가 잔뜩 난 채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저 인간 당나귀에 발차기라도 당한 거야? 자기 아내는 내팽개치고 정아름이나 챙기다니! 그리고 그 정아름, 세상에 불륜녀는 많지만 자기한테 약까지 먹이면서까지 저질 짓을 하는 건 정말 한심하다 못해 역겨워!”
서다은은 정말 화가 났다.
어젯밤 그녀가 정라엘을 데리러 갔을 때 정라엘은 바닥에 앉아 무릎을 감싸 안고 있었다.
고개를 들었을 때 그녀의 얼굴에는 눈물이 가득했다. 마치 버려진 길고양이처럼 갈 곳 없는 모습이었다.
길길이 화를 내는 서다은을 보며 정라엘은 웃음을 터뜨렸다.
서다은은 어젯밤부터 강기준과 정아름을 욕하기 시작했는데 그 열정과 에너지가 정말 대단했다.
사실 정라엘은 이미 스스로를 위로하고 다시 일어서는 방법을 익혔다.
그녀는 밀크 캔디 하나를 까서 입에 넣었다. 달콤함이 입안을 가득 채우자 눈과 입가에 은은한 미소가 번졌다.
“다은아, 잠깐 쉬어. 지금부터는 원수는 갚고 복수는 복수대로 하면 되는 거야.”
서다은은 정라엘이 무언가를 계획하고 있음을 알았다. 정라엘은 평소 조용하지만 화가 나면 무섭게 강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서다은은 그저 마음이 아플 뿐이었다.
매번 자신의 마음을 산산조각내고 다시 붙이는 과정을 겪는 정라엘을 보는 것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지 몰랐다.
그때 창고에서 ‘읍읍’ 하는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정라엘은 책을 내려놓고 미소 지으며 말했다.
“가자. 오늘은 저 안 실장부터 시작해야겠네.”
어제 그녀는 안준휘를 약으로 잠재우고 사람을 시켜 이곳으로 데려오게 했다.
정라엘은 서다은과 함께 창고로 들어갔다.
안준휘는 손발이 묶인 채 입에는 천이 물려 있었다. 정라엘이 들어오자 그는 격렬하게 몸부림치며 화난 눈빛을 보냈다.
서다은은 다가가 그의 입에 물린 천을 빼주었다.
안준휘는 정라엘을 보자마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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