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5장
정라엘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랐다.
강기준은 그녀가 들고 있는 아이스크림을 보다가 그녀의 청순한 모습을 보더니 허스키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뭘?”
정라엘은 머릿속이 뒤죽바죽되었다. 그가 무엇을 묻는지 알 수 없었다.
두근두근.
심장이 아주 빠르게 뛰었다.
정라엘은 이 모든 걸 끝낼 생각이었다.
“기준 씨, 난 잘 거라서 전화 끊을게.”
정라엘은 손을 뻗어 전화를 끊었다.
배소윤은 씻을 준비를 하다가 빨개진 정라엘의 얼굴을 보고 말했다.
“라엘아, 너 얼굴이 왜 이렇게 빨개?”
정라엘은 자신의 작은 얼굴을 만지작거렸다.
“더워서 그런가 봐. 소윤아, 얼른 씻어.”
“그래.”
배소윤은 씻으러 들어갔다.
정라엘은 홀로 앉아서 고개를 숙이고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그녀는 천천히 차분해졌다. 조금 전 왜 당황한 걸까?
오늘 아침 그녀가 전화로 그에게 보답이 필요하냐고 물었을 때 강기준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
망설임 없이 단호하게 말이다.
그런데 왜 조금 전에는 그러지 않은 걸까?
정라엘은 솔직히 강기준이 그녀의 보답을 받아주기를 바랐다. 그래야 서로에게 빚진 것이 없게 되니 말이다.
정라엘은 보양식 레시피를 적은 뒤 그것을 카톡으로 강기준에게 보냈다.
그것은 강기준 아내로서의 카톡이었기 때문이었기에 강기준이 남편이라고 저장되어 있었다.
강기준은 답장하지 않았다.
아주 차가운 태도였다.
채팅 기록을 보아도 그녀만 메시지를 보냈다. 혼자만의 연극 같았다.
그 카톡은 비참하면서도 우스운 그녀의 결혼 생활을 보여주었다.
정라엘은 순간 장난을 치고 싶어서 휴대전화를 든 뒤 자세를 잡고 셀카를 찍어서 SNS에 업로드했다.
강기준은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는 정라엘이 보낸 보양식 레시피를 보았지만 답장을 하지 않았다.
그는 계속 서류를 볼 생각이었는데 조금 전 아이스크림을 먹는 정라엘의 모습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정라엘은 심지어 자기가 먹던 아이스크림을 그에게 건네면서 먹을 거냐고 물었다.
뭘 먹는단 말인가?
아이스크림을?
아니면 정라엘을?
강기준은 몸을 뒤로 젖히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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