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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장

정라엘은 절대 그녀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 강기준은 차갑게 남자를 한 번 흘겨보고는 얇은 입술로 얼음처럼 차가운 단어를 뱉어냈다. “꺼져.” 잘생긴 남자는 감히 뒤 돌아보지도 못하고 황급히 도망쳤다. 강기준은 고개를 숙여 정아름을 바라보더니 그녀의 손에서 자신의 팔을 뿌리치듯 빼내며 말했다. “정아름, 이제 그만 좀 할래?” 정아름은 순간 굳어버렸다. “기준 씨 지금 나한테 화내는 거야? 내가 안 이랬으면 지금쯤 정라엘이랑 같이 침대에 있었을 거잖아!” 강기준은 무표정하게 되물었다. “그래서 너 스스로 약을 먹은 거야?” 정아름은 이미 강기준에게 오냐오냐 길들여진 상태였는지라 턱을 도도하게 치켜들며 대답했다. “그래. 정라엘 건드리기만 해 봐. 나도 다른 남자랑 자버릴 거야!” 강기준의 얼굴은 점점 어두워져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한 분위기를 풍겼다. 그는 말없이 몸을 돌려 걸어가기 시작했다. 정아름을 달래주지도 않고 그렇게 떠난 것이다. 클럽에서조차 강기준처럼 잘생기고 돈 많은 남자가 지나가면 수많은 여자의 시선이 그의 뒤를 쫓았다. 모두가 탐내고 군침을 흘렸다. 정아름은 똑똑했다. 정라엘이나 저 여자들이 모두 강기준을 원한다는 걸 잘 알았다. 그래서 그녀는 그들에게 기회를 줄 생각이 없었다. 자존심 강한 정아름이었지만 그 자리에서 머리를 숙이고 바로 강기준에게 달려가 뒤에서 꼭 끌어안았다. 그녀의 여린 팔이 그의 단단한 허리를 감쌌다. “기준 씨, 가지 마.” 강기준은 발걸음을 멈췄다. 정아름은 그를 꼭 끌어안으며 새빨간 입술을 내밀고 애교를 부렸다. “기준 씨, 미안해. 내가 너무 기준 씨를 사랑해서 그래. 기준 씨가 다른 여자랑 있는 거 나 절대 못 견디거든.” 그러면서 그녀는 강기준의 등을 얼굴을 비볐다. “기준 씨, 나 너무 어지러워.” 몇 초간 침묵하더니 강기준은 정아름을 번쩍 안아 들었다. 가녀린 그녀의 몸은 강기준의 튼튼한 팔에 의해 쉽게 들려졌고 주변의 시선은 부러움으로 가득 찼다. 그리고 정아름은 두 팔로 그의 목을 감싸며 승리자의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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