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8장
안방은 텅 비어 있었다.
욕실 문이 닫혀 있는 걸 발견한 강기준은 문 앞에 서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라엘아, 아직도 샤워 안 끝난 거야?”
대꾸가 없었다.
대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강기준은 손을 들어 문을 두드리려고 했는데 욕실 문이 열렸다.
강기준은 잠깐 뜸을 들이다가 안으로 들어갔다. 널따란 욕조는 텅 비어 있었고 정라엘은 온데간데없었다.
어디로 간 걸까?
강기준이 욕실에서 나오자 이때 가정부가 안으로 들어와서 말했다.
“대표님, 사모님께서는 이미 떠나셨습니다.”
떠나다니?
그냥 이렇게 떠났다고?
이때 강기준은 온전한 형태의 얼음을 보았다.
“얼음찜질을 안 한 거예요?”
“네, 사모님께서 괜찮다고 하셨습니다.”
침대맡 서랍 위에 쪽지가 있었고 강기준은 손을 뻗어 쪽지를 들었다. 쪽지에는 그녀가 남긴 글이 적혀 있었다. 아주 짧은 고맙다는 글이었다.
그녀는 고맙다는 말만 남긴 채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떠났다.
강기준은 허리에 손을 올리고 헛웃음을 쳤다.
가정부가 물러나자 커다란 안방에 강기준 혼자 남았다. 그는 나른한 자태로 테이블에 몸을 기댄 뒤 담배를 하나 꺼내서 입에 물었다.
크고 너른 어깨가 살짝 기울어졌다. 강기준은 시선을 내려뜨린 뒤 라이터를 켜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
깊이 숨을 들이마신 뒤 다시 뱉었을 때, 흰 연기가 그의 얼굴을 어렴풋이 만들었다.
그는 담배를 피우는 경우가 아주 드물었지만 오늘은 기분이 많이 언짢았기에 니코틴으로 마비시켜야 했다.
이내 조서우가 문 앞에 섰다.
“대표님, 정아름 씨께서는 이미 돌아가셨습니다. 주 대표님께는...”
강기준은 재떨이에 담뱃재를 털었다. 이때 팔뚝에 남은 이빨 자국이 보였다.
그것은 정라엘이 남긴 흔적이었다.
강기준은 눈살을 찌푸리면서 말했다.
“주 대표님께서 다시 전화한다면 이렇게 전해...”
...
정씨 일가의 별장.
정아름이 거실 안으로 들어갔고 주현욱과 홍진숙이 그녀를 반겼다.
“아름 씨, 우리 아들은요? 기준이가 사람을 풀어준다고 했죠?”
정성호와 이정아는 문밖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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