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7장
정아름은 말을 마친 뒤 하이힐을 신고 또각또각하는 소리를 내면서 서재로 들어갔다.
정라엘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아무도 언니를 사랑하지 않잖아.’
그 말이 정라엘의 귓가에서 끊임없이 맴돌았다.
정라엘은 정아름이 자신을 무시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정아름에게 정라엘은 구석에 숨어서 그녀의 것을 탐내는 사람이었다. 가진 것도 없고, 사랑도 못 받아서 그녀의 엄마를 탐내고, 강기준을 탐내는 사람 말이다.
정아름은 그녀가 불쌍하다고 했다.
정라엘은 심장이 쿡쿡 쑤셨다. 통증이 심장의 깊숙한 곳까지 닿는 것만 같았다. 정라엘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정아름의 엄마도, 강기준도 모두 그녀의 것이어야 했다.
정라엘은 굳게 닫힌 서재 문을 바라보았다. 정아름이 요구한다면 강기준은 주진우를 풀어줄까?
정아름은 문 앞에서 듣고 있으라고 했지만 정라엘은 그럴 용기가 없었다.
들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조금 전까지 따뜻했던 마음이 순식간에 차게 식었다. 강기준에게 희망을 품어서는 안 됐다.
희망이 없어야 실망도 없고 상처받지 않을 수 있었다.
가정부가 얼음을 들고 다가왔다.
“사모님, 얼음찜질부터 하시는 게 어떨까요?”
정라엘이 대답했다.
“괜찮아요.”
...
서재 안.
강기준은 의자에 앉아서 서류를 보고 있었다. 정아름이 그의 곁으로 다가가더니 손을 뻗어 그의 어깨를 주물렀다.
“기준 씨, 주진우 씨를 잡았다면서?”
강기준은 시선을 들었다.
“주현욱 대표님이 널 찾아간 거야?”
그의 눈빛은 아주 날카로웠다. 그의 앞에서 숨길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정아름은 솔직히 인정했다.
“맞아. 기준 씨, 주진우 씨 그냥 놓아주면 안 돼? 강씨 가문과 주씨 가문은 가까운 사이잖아. 사업적으로도 자주 왕래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정말로 주씨 가문과 적이 되려고? 라엘 언니 때문에 그러는 건 좀 아닌 것 같아.”
고작 정라엘 하나 때문에 그러는 건 지나치다고, 다들 그렇게 얘기했다.
강기준은 자신의 어깨를 주무르던 정아름의 손을 밀어냈다.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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