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3장 터무니없다
안정재는 내가 이런 말을 할 거라고 미처 예상하지 못한 건지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난 배성후와 오랜 시간 지내며 윗분들의 생각 방식은 이미 파악을 마쳤다.
그들의 공통점이라면 자신이 뱉은 말을 아랫사람들이 무조건 복종하길 바라는 것이었다. 제 선택의 옳고 그름은 중요하지 않았으며 절대 자신이 틀린 결정을 했을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안정재는 내게 지분도 주고 직위도 주었으니 내가 감격해할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난 시종일관 회사의 기득권자가 아니었다.
난 처음부터 안후 그룹을 위해 희생하도록 만들어진 사람이자, 수시로 총알받이가 될 사람이었다.
안정재는 한참 말이 없었고 표정도 점점 차가워졌다.
한참 뒤 한숨을 내쉰 안정재가 말을 이었다.
“민혁이는 수사에 협조해야 한단다. 어쩌면 48시간 조사 뒤에도 나올 수 없을지도 모르지. 그러니 난 안후 그룹을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해.”
“저는 안후 그룹이 아닌 안 대표님의 입장만 고려할 겁니다.”
나도 쉽게 자세를 굽히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국내에 남은 것도 안민혁이 가장 큰 이유였다. 안민혁만 없으면 난 국내로 돌아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내 말에 안정재가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래서 넌 어떻게 하고 싶으냐? 네 이름으로 5% 지분이 있다던데.”
그건 안민혁이 내게 준 지분이자 안후 그룹에서 기죽지 않을 명분이었다.
하지만 내가 원한 건 그런 게 아니었다.
난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어르신, 그 지분은 안 대표님이 저한테 준 지분이에요. 그 말인즉슨 안 대표님은 최소 5%의 지분이 없어진 거예요.”
“안후 그룹의 주가가 하락을 치고 있는데 다른 사람이 함부로 하지 못하게 안 대표님의 지분이 가장 많아야 해요.”
“안 대표님의 부모님이 가지고 계신 지분 외에도 안 대표님이 절대적인 우위를 가지게 해주세요.”
지난번 이사회에서 감히 회장 안정재를 아무도 건드리지 못했던 것처럼, 난 안민혁이 그런 권력을 가지도록 해주고 싶었다.
안정재는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거라 예상하지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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