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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8장 해야 할 일

병약한 어르신이 휠체어를 타고 다섯 경호원을 대동하고 나타났다. 어르신은 많이 말랐지만 눈빛만은 살아 있었다. 그리고 난 이 목소리가 아주 익숙했다. 바로 안민혁의 외할아버지인 안상민이었다. 난 길게 심호흡하고 인사를 건넸다. “할아버지, 오셨어요?” 안상민은 날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 다른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네 가오를 살려주려고 왔단다. 금방 귀국한 녀석이 저런 사람들에게 당하고만 있을까 걱정이 되어서 말이야.” 안상민의 말에 사람들이 날 향한 시선이 달라졌다. 방금까지는 내가 터무니없는 말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내 신분은 어느 정도 확인을 받았다. 이어 동하린이 말했다. “안후 그룹에 방문하시려고 해도 먼저 로아 씨 허락을 받으셔야 할 겁니다.” “로아 씨는 현재 안후 그룹의 임시 대표직을 맡고 있고 임명장은 보름 전에 전달받고 오늘 귀국하셨습니다.” “안 대표님의 부상으로 회사의 모든 업무는 로아 씨가 권한을 받았다는 공증 문서도 있습니다.” 동하린의 목소리는 높지 않았지만 모든 사람을 놀래 키기엔 충분했다. 나는 안상민 앞으로 걸어가 경호원 대신 휠체어를 밀고 병실 앞으로 걸어갔다. 다른 경호원은 자연스레 우리 두 사람을 위해 길을 터 주었다. 병실밖에는 아직도 작게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난 드디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안상민은 미소를 짓더니 휠체어에서 일어섰다. “오늘 아주 잘했어. 내 손자는 사람 보는 눈이 탁월해.” 난 입을 딱 벌리고 안상민이 안민혁의 침대 옆으로 걸어가는 걸 지켜보았다. 안상민은 이런 날 향해 미소를 지었다. “난 곁에 적이 많아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게 여러모로 좋아.” “그리고 요즘 전동 휠체어가 얼마나 잘 나오는데 이거 시속이 30마일은 돼.” 난 수입 휠체어를 살피며 겨우 웃음을 짜냈다. “정말 대단한데요.” 안상민이 대단한 사람이라 생각만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교활할 줄은 몰랐다. 그러나 아직 혼수 상태인 안민혁을 보며 안상민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머리를 부딪쳤다고 하는데 의사도 언제 의식이 돌아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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