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6장 귀국
역시 배진욱은 날 잘 알았고 난 스튜어디스가 건넨 약을 먹고 차차 증상이 완화되었다.
서유나는 착잡한 얼굴로 우라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고 난 서유나의 손을 잡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러자 서유나는 쓴 미소를 지었다.
웃는 게 우는 것보다 못한 서유나를 보며 난 그게 어떤 기분인지 이해가 갔다.
하지만 그동안 나와 배진욱과 오랜 세월을 함께했었고 우린 서로를 너무 잘 알았다.
배진욱은 내 모든 습관을 알고 있었고 난 더 이상 부연의 설명을 붙이지 않았다. 서유나는 똑똑한 사람이니 무슨 상황인지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배진욱을 따로 만나지 않고 로아의 신분으로 살아간다면 서유나에게는 위협이 가지 않았다.
체온이 조금 내려가자 배진욱의 표정이 조금 풀어졌지만 여전히 툴툴대고 있었다.
“로아 씨, 상공에서 이러지 마시죠. 스튜어디스도 좀 쉬어야 할 거 아니에요?”
“몸이 안 좋은 걸 뻔히 알면서 굳이 열 시간이 넘는 비행기를 타야겠어요? 비행기에서 생을 마감할 생각이에요?”
그러나 배진욱은 말하면서도 담요를 더 위로 덮어주었다.
난 고개를 돌려 배진욱이 아닌 서유나를 향해 말했다.
“고마워요.”
서유나는 고개를 저었고 눈빛에서 조금 서운한 게 느껴졌다.
그러나 서유나는 내 손을 꽉 잡고 이렇게 말했다.
“스튜어디스한테 우유를 가져다 달라고 했으니까 좀 마셔요. 속이 비면 더 힘들 거예요.”
난 미소를 지은 채로 고개를 끄덕였다. 서유나는 좋은 사람인 것 같았다.
예전의 나도 모두에게 착한 사람이었으나 서유나만큼은 변하지 않기를 기도했다.
따뜻하게 데운 우유를 마시고 한숨 자고 나니 난 체력이 다시 돌아왔고 정신 상태도 말끔해졌다.
그래서 처리해야 할 문서를 꺼내 들었고 배진욱은 빠르게 내 손에 쥔 문서를 뺏어갔다.
“두 시간 뒤면 목적지에 도착할 예정이니 그냥 쉬어요.”
“자꾸 고집 피우면 이 문서는 찢어버릴 거예요.”
배진욱이 문서를 손에 들고 내 앞에서 흔들어 보였고 난 소리 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알았어요.”
점점 배진욱이라는 사람이 이해가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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