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2장 협상 조건

그날 밤 나는 안민혁이 왜 화가 났는지 몰라 잘 자지도 못했다. ‘설마 남자는 여자의 돈을 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걸까?’ 하지만 나는 그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돈을 벌게 되면, 나도 큰돈을 벌 수 있지 않을까?’ 다음 날 나는 줄리엣의 노크 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시간을 확인해 보니 이미 점심시간이라 급히 세수하고 옷도 갈아입었다. 줄리엣은 이미 아침을 준비해 놓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은 주말이라 서두를 필요 없어요. 다니엘은 연락받고 사람 찾으러 갔어요. 천천히 드세요.” 매우 전통적인 에덴국 아침 식사였지만, 낯선 음식들을 보고 있자니 정말 입맛이 없다. 그때 손효정이 3층 계단에서 내려왔다. “저도 아침을 함께하면 안 될까요? 제가 이틀 동안 밥을 못 먹어서요.” 그녀의 안색은 좋지 않았고, 방금 씻고 나왔는지 머리가 젖어있었다. 나는 줄리엣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손효정을 내 방으로 데려갔다. 손효정은 주위를 둘러보더니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해서야 안심하면서 식사를 시작했다. 정말 오랫동안 음식을 섭취하지 못했는지 허겁지겁 먹었다. 그녀는 2인분을 다 먹어서야 얼굴에 약간 혈색이 돌기 시작했다. “죄송해요, 정말 너무 배고팠나 봐요. 그들이 음식을 매일 조금만 줬거든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도 많은 고통을 겪은 것 같았다. 그녀의 정체가 드러나면서 겉으로는 아무런 쓸모도 없는 사람처럼 보였지만 그래도 비밀리에 해야 할 일이 있어 아직 죽이지 않고 그저 가둬뒀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효정은 줄리엣이 그릇을 가져가서야 겨우 입을 열었다. “제 뒤에 안씨 가문 사람이 있다는 거 아시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손효정은 입맛을 다시면서 말했다. “사실 저도 얼마 전까지 상대방이 안씨 가문 사람인 줄 몰랐어요. 그저 사기 집단인 줄 알았어요.” 하룻밤 사이 모든 생각이 정리되었는지 나에게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손효정은 대학을 중퇴한 이후로 계속해서 사기를 치면서 살아왔다. 그녀는 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