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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6장 손효정이 실종됐다

가족을 보자 나는 마음속 한쪽이 푸근해지는 기분이었다. 시간은 정말 빨리도 흘러간다. 임신한 게 엊그제 같은데 곧 출산이라니. “희주야, 금팔찌를 살까? 옥팔찌를 살까? 이게 의미가 있다고 했나?” “유진 씨도 벌써 준비하는 것 같아. 어떤 게 좋을 것 같아? 내가 준비할게.” 안민혁은 내 마음을 달래듯 다정하게 말했다. 나는 마른기침을 하며 대답했다. “금으로 하는 게 좋겠어. 순금. 유정 언니는 돈 제일 좋아하잖아.” “에덴국 다이아몬드가 괜찮은 것 같은데 내가 한 세트 주문해서 보낼게. 오빠가 대신 전달해 줘.” “내가 주면 오해하지 않을까?” 안민혁은 의미심장한 말투로 장난하듯 말했다. 나는 자기도 모르게 휴대폰을 꽉 쥐었다. 왠지 모르게 울고 싶은 기분이었다. 유일한 가족이 출산하는 날인데, 새 가족이 태어나는 날인데 나는 그 순간을 함께하지 못한다. 망할 배진욱! 내 삶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버렸어! 나는 코를 훔치며 말했다. “소 교수님도 내가 살아있는 거 알잖아. 그냥 줘! 몰라!” 하지만 이번 일에 소성진도 힘써줬단 생각을 하니 또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조금씩 작아졌다. “아니면 이번에 소 교수님 병원에 설비를 기부하는 게 어때? 소 교수님도 많이 힘써주셨으니까.” “응.” 안민혁과의 통화를 마치고 나는 기분이 아주 좋아졌다. 그리고 다시 초음파 사진을 꺼내 자세히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나도 이제 이모가 된다. 원래는 내가 아이를 돌봐주기로 했는데 이렇게 된 이상 유모를 쓸 수밖에 없다. 나는 심지어 아이가 소성진을 더 닮을지 아니면 강유정을 더 닮을지 생각했다. 그리고 그렇게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나는 긴 꿈을 꾼 건 같았고 꿈에는 강유정 세 식구가 나왔다. 뽀송뽀송하고 귀여운 여자아이가 나를 보며 이모라고 불렀다... 기분이 너무 좋아서였는지 꿈이 너무 달콤해서였는지 오랜만에 늦잠을 잤다. 그리고 덕분에 이튿날 출근에 반 시간이나 지각했다. 내가 회사에 도착했을 때 경찰이 이미 와있었다. “로아 팀장님, 신고가 접수되었어요. 손효정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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