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5장 아는 사람
한편, 나는 천천히 냅킨으로 입을 닦았다. 아마 내가 피해줘야 할 자리인 것 같았다.
“혁아. 너희 둘 다 여기 있었구나. 왜 둘 다 전화를 안 받아! 아무리 둘이 좋아도 핸드폰 볼 시간도 없어?”
마침 마스크를 쓴 찰나 나는 낯익은 사람을 보았다.
적은 머리숱에 조금 뚱뚱한 사람이 내 쪽으로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나는 얼른 고개를 숙여 핸드폰을 찾는 척했다.
내가 기억한 게 맞다면 이 남자는 원부자재 공급상 사장이었다. 전에 몇 번 나와 거래를 한 적이 있었다. 성이 유 씨인 건 알고 있었는데 하필 유씨 가문 사람이었을 줄이야!
그 남자는 자연스레 나의 옆에 앉았다.
“혁아. 너희 둘 곧 약혼도 할 사이인데 아직도 그리 좋으냐? 귀국해서 식 올리면 하루 종일 붙어 있을 수 있을 거야. 참. 이분은?”
“로아 씨라고 해요. 에덴국에서 모셔 온 디자이너예요.”
유선영이 먼저 대답했다. 나는 그런 유선영을 흘깃 쳐다보았다.
나는 바로 일어나 안민혁을 향해 말했다.
“안 대표님. 전 회사 업무 때문에 이만 들어가 보겠습니다.”
안민혁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나머지 두 사람에게 가볍게 인사하고 얼른 자리를 떠났다.
나의 두 손은 긴장감에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역시 스턴국에 오래있지 못할 것 같다. 얼른 떠나는 게 좋을듯싶었다. 나를 아는 이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나는 회사로 돌아가지 않고 호텔에 왔다.
고채영은 아마 새벽이 되어서야 도착할거고 지금 시간으로 보면 국내는 아직 오후일 것이다.
나는 시간을 확인하고 몇 시간 뒤에나 장승희에게 전화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섣불리 전화했다가 괜히 걱정만 될 것 같았다. 그러나 장승희이 한발 빨랐다. 먼저 나에게 전화를 걸어준 것이다.
“희주야. 무슨 일이야? 채영이 알게 된 거야? 비행기 이륙하기 전에 통화했는데 한바탕 욕만 하더니 끊었어. 세상에. 웬일로 이렇게 빨리 알아냈대?”
장승희는 금방 일을 마친 듯 목소리에 피곤함이 묻어나 있었다.
나는 고채영에게 걸리게 된 일들을 차근차근 장승희에게 설명해 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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