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9장 불안
디오가 갑자기 발끈하는 것을 보고 나와 안민혁은 순간 멍해졌다.
디오의 손에 점점 더 힘이 실리자 유선영의 희고 가녀린 손목에는 이미 빨간 자국이 생겼다.
“유선영 씨, 우리 디자인을 이길 수 없으니 이런 수를 쓰는 건가요? 이제 내 앞에까지 나타나다니 배짱도 좋으시네요. 내가 여자라고 못 때릴 줄 알았어요?”
유선영은 여전히 우아함을 유지하려 애썼지만 급히 디오의 손을 떼어내려 했다.
“디오 씨, 놔주세요. 아프잖아요.”
“놔달라고? 유선영 씨 여가까지 온 건 나를 조롱하는 거 아니었어요? 듣자 하니 이 프로젝트 곧 유씨 가문으로 넘어간다면서요? 뭘 아닌척하고 그래요? 내가 안민혁인 줄 알아요? 그쪽을 동정할 줄 알았어요?”
디오는 여전히 웃고 있었지만 눈빛은 차가웠다.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자 나와 안민혁은 급히 나서서 두 사람을 간신히 떼어놨다.
“디오 씨, 그만하고 진정해요. 내일을 생각해야죠.”
나는 디오를 똑바로 바라보며 고개를 저어 그에게 더 이상 일을 키우지 말라고 신호를 보냈다.
디오는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옷매무새를 정리하고서는 다시 웃음을 되찾았다.
“난 그저 방탕한 부잣집 도련님이라 잠시 장난을 했을 뿐이니 유선영 씨도 신경 쓰는 거 아니겠죠? 근데 우리 누나는 내가 이러는 걸 보고 싶어 할 테니까 차라리 내가 유선영 씨와 함께 나가서 스캔들 하나 더 터뜨리는 건 어때요?”
“안 대표도 마침 유선영 씨와 약혼고 싶지 않을 테니 내가 이렇게 하면 약혼도 깨지고 일거양득 아닐까요?”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건 안민혁도 생각할 수 있을 테고 당연히 디오도 마찬가지였다.
유선영은 여전히 억울한 표정을 지었지만 눈빛 속 원망은 점점 짙어졌다.
그러나 유선영은 시선이 안민혁에게 닿자 다시금 순진한 표정을 지어냈다.
“혁아, 난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난 정말 아무것도 몰라.”
이 상황에서 굳이 무언가를 말할 필요가 없었기에 유선영은 그저 불쌍한 척만 하면 되었다.
솔직히 유선영이 조금은 안쓰럽게 보이기도 했다.
만약 나와 안민혁이 없었다면 유선영은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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