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0장 정면 돌파
유선영은 여전히 친절한 태도로 나를 대했다.
다만 그녀의 두 눈에는 당연히 자기의 것이라는 당당함과 확신이 묻어 있었다. 그건 내가 평소에 봤던 것과 전혀 다른 눈빛이었다.
유선영은 내 침묵에 약간 화가 난 것 같았다. 하지만 여전히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
“로아 씨, 혁이가 로아 씨한테 우리 집 상황에 대해 얘기한 거 알아요. 제가 지금 안씨 가문의 지지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고요.”
“저희 가문 상황이 좋지 않아요. 혁이 도움 없이는 회사도 어려워질 거예요.”
“그리고 우리는 원래 혼약이 있었어요. 이제 모든 사람이 우리가 약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혁이도 거절할 수는 없을 거예요.”
“그럼 선영 씨는 오빠를 사랑하나요?”
나는 유선영의 눈을 바라보며 물었다.
유선영도 안민혁에게 남다른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지만 그건 결코 사랑이 아니었다.
나도 누군가를 열렬하게 사랑해 봤었기에 느낄 수 있었다.
유선영은 안민혁을 꽤 좋아하는 것 같았지만 절대 사랑은 아니다.
그러자 유선영이 가볍게 웃으며 되물었다.
“그럼 로아 씨는 혁이를 사랑하나요?”
“아니면 이렇게 애매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정작 함께하지 않는 이유는 뭔가요?”
유선영의 예리한 질문에 나는 말문이 막혔다.
유선영의 말이 맞는다. 나와 안민혁이 이런 관계를 유지하는 건 잘못된 거다.
내가 말이 없자 유선영은 천천히 내 앞으로 앉았다.
“로아 씨, 우리 서로에게 이렇게 날 세울 필요는 없어요. 로아 씨가 혁이를 좋아하고 혁이도 로아 씨를 좋아한다는 거 알아요. 하지만 지금은 아니잖아요.”
“나는 유씨 가문을 이어받아야 해요. 적어도 약혼식까지는 가만히 있어 줘요. 제가 할아버지 손의 지분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지만 기다려줘요.”
“약속할게요. 절대 로아 씨한테 어떤 위협이나 피해도 끼치지 않을 거예요. 나를 도와줄 수 있나요?”
유선영은 어느 때보다도 진지하고 간절한 표정으로 나에게 물었다.
나는 마른침을 삼키며 대답했다.
“선영 씨,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네요. 제가 뭘 도와드릴 수 있다는 거죠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