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1장 강 팀장님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나는 멍한 표정으로 유선영을 바라봤다. 그리고 주먹을 꽉 쥐며 애써 마음을 진정시켰다.
유선영의 한마디 한마디가 내 마음 한쪽을 후벼 파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말한다는 건 이미 내 정체를 알고 있는 건가?
나는 조금 후회가 될 지경이었다. 처음부터 유선영이 나를 돕지 않는 게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선영은 여전히 나를 보며 다정하게 웃고 있었다.
“제가 전문 디자이너는 아니지만 그래도 디자인의 느낌이나 흐름은 볼 줄 알아요.”
“예전의 강희주 씨, 그리고 지금의 로아 씨. 아무리 같은 스승에게 가르침을 받은 제자라 할지라도 이렇게 비슷한 디자인을 해낼 수는 없어요.”
“그리고 로아 씨의 수정 방안. 고 팀장님 말로는 전에 알던 친구의 디자인과 닮은 구석이 많다고 하던데, 아마 강희주 씨를 얘기하는 거겠죠?”
내 눈에 비친 유선영의 웃음은 악독하고 간사하기 그지없었다.
유선영은 이미 눈치를 챈 것 같았다.
인터넷만 검색해 보면 내 사진은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나와 배진욱, 최지연은 실검에도 올랐었으니 말이다.
전처럼 화젯거리가 되지는 않지만 배진욱의 전 아내 사진은 검색만 해보면 알 수 있다.
“글쎄요.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네요.”
내가 찔리는 듯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유선영은 내 대답을 신경 쓰지 않고 가볍게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오해하지 마세요. 로아 씨를 협박할 생각은 없어요. 아까 얘기한 것처럼 저는 로아 씨에게 도움을 청하고 싶어요.”
“로아 씨도 프로젝트를 수정해야 하니 결국 우리의 목적은 같은 거예요. 나와 손잡는 게 로아 씨에게는 최고의 선택이 되겠네요.”
유선영은 다시 한번 수표를 내 앞으로 밀었다.
“이 돈은 프로젝트 수정 비용이 아니라 비밀 유지비용이에요. 그리고 최대한 빨리 스턴국을 떠나줬으면 좋겠어요.”
“혁이는 당분간 스턴국에서 머물 것이에요. 하지만 일이 마무리되면 우리는 바로 귀국할 생각이에요. 그러니까 두 사람이 만나지 않는 게 더 좋지 않을까요?”
나는 여전히 고개를 흔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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