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4장 유정 언니를 깔보지 않도록 도와야 해
최지연과 화해했으면서 나를 이용하려 했다는 사실에 나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내가 이미 죽었다는 걸 알면서, 나를 찾는 것도 포기했으면서 왜 이제 와서 연기를 하는 거지?’
강유정 결혼식까지 가서 난리를 치는 걸 보니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잠깐 고민하다가 나는 장승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왜 이 타이밍에 전화를 거는 거야?”
“영상통화 좀 해줘. 불안해서 그래.”
장승희는 잠깐 망설이다가 결국 영상통화를 켰다.
대신에 나더러 화면에 나오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나는 핸드폰 화면을 가리며 집중해서 결혼식 현장을 바라보았다.
장승희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 자식은 진짜 연기를 배웠어야 했어. 우는 것 좀 봐. 진짜 배우인 줄 알겠네.”
“들어오자마자 눈물부터 흘리던데? 저 자식이 어떤 사람인지 몰랐으면 나라도 감동했을 거야.”
그리고 화면 너머로 보이는 배진욱은 계속해서 내 행방을 묻고 있었다.
“유정 씨, 제발요. 희주 아직 살아있다는 거 알아요. 유정 씨 결혼식이라면 꼭 왔을 거예요.”
“한 번이라도 만나게 해줘요.”
최지연은 아이를 안고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두 사람은 정말 다른 의미로 완벽한 조합이었다.
말도 잘하고 연기도 잘하고 타이밍도 잘 잡는 사람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소씨 가문 사람들도 그렇게 쉬운 사람들이 아니었다. 누군가 배진욱을 쫓아내려고 앞으로 다가갔다.
소성진과 비슷하게 중년 여자가 배진욱 앞에 서서 담담하게 말했다.
“배 대표님, 오늘은 우리 아들 결혼식이에요. 이렇게 소란을 피우지 마셨으면 좋겠는데요.”
그리고 뒤를 돌아 강유정을 쳐다보며 말했다.
“성진아, 그러니까 내가 전부터 말했잖아. 이런 여자랑 결혼하지 말라고.”
“이렇게 결혼식 망쳐놓다니... 무슨 이런 경우가 다 있어?”
그 말을 들은 나는 깜짝 놀랐다. 강유정의 시어머니가 이런 사람일 줄은 몰랐다.
그래도 소성진이 여전히 강유정을 지켜주고 있었기에 나는 어느 정도 안심할 수 있었다.
장승희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소씨 가문 사람들도 그렇게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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