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0장 미덥지 않아?
말을 마친 소성진은 나를 바라봤다. 느껴지는 그의 시선에 나는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했다.
나도 소성진의 말에 동의한다. 하지만 나와 안민혁은 절대 불가능한 사이다.
나는 내 상황과 처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고 꿋꿋하게 잘 살아가는 게 나한테는 최선이다. 그리고 그게 내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이다.
내가 말이 없자 소성진도 더는 얘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그의 말에 나는 깜짝 놀랐다.
“유정 씨 임신했어요. 내 아이예요.”
“당연한 소리!”
나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눈을 흘겼다. 도대체 소성진 머리에 어떤 생각이 들어있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얼마나 됐어요?”
“4주 차예요.”
소성진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계속 말했다.
“내년 10월쯤에 식을 올릴 생각이었어요. 날짜를 계산해 보니 아이는 아마 사자자리일 것 같아요.”
“유정 씨가 빨리 결혼하고 싶어 해요. 이제 희주 씨도 없으니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그리웠겠죠.”
“희주 씨, 우리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을래요?”
소성진는 전처럼 장난식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진지한 표정으로 나에게 물었다.
나는 마른침을 삼켰다. 그리고 눈가가 촉촉해지는 것 같았다.
강유정의 결혼식이라면 나도 당연히 참가하고 싶다.
강유정은 결혼식 때 나한테도 예쁜 드레스를 맞춰주겠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나는 고개를 숙여 손등에 꽂혀있는 바늘을 바라봤다.
“언제 식을 올릴 생각이에요? 배가 너무 부르면 아무래도 힘들겠죠?”
“유정 언니가 꾸미는 걸 얼마나 좋아하는데, 분명 가장 예쁠 때 웨딩드레스를 입고 싶을 거예요.”
강유정이 웨딩드레스를 입는 모습을 상상하니 자기도 모르게 울컥했다.
“한 달 정도 남았어요. 12주가 지나면 배가 조금씩 불러서 드레스를 입지 못할 것 같아서요.”
“희주 씨, 돌아갈 건가요?”
소성진이 다시 한번 물었다. 나는 머리를 숙이고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었다.
안드레는 한 달 정도 입원 치료를 하면 퇴원할 수 있을 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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