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1장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

그가 갑자기 이렇게 말하자 나는 좀 혼란스러웠다. 나는 안민혁을 믿고 있었기에 그가 왜 그렇게 말하는지 알 수 없었다. “뭐라고?” 내가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안민혁을 바라보자 그는 내 옆으로 다가오더니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넌 정우 씨한테도 이 일을 말했고 승희 씨한테도 말했고 성진 씨한테도 말했어.” “그런데 왜 나한테는 말하지 않은 건데?” “내가 그렇게 안 믿겨?” 안민혁은 끝까지 내 눈을 쳐다보지 않았다. 마치 볼 용기조차 없는 듯 말이다. 나는 그의 시선을 따라 창밖을 바라보았다. 벌써 겨울인 건지 에덴국에는 눈이 내리고 있었다. 병실 안은 따뜻했지만 내 마음은 그렇게 따뜻하지 않았다. 나는 조용히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오빠, 나는 그런 뜻이 아니었어.” 나는 안민혁을 믿지 않는 게 아니었다. 그저 그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렇게 좋은 상황도 아니었으니 안민혁이 걱정하지 말길 바랐던 것이었다. 안민혁은 갑자기 내 쪽으로 돌아서더니 내 손을 꽉 잡았다. “나도 알아. 나한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았던 거잖아.” “하지만 너도 알고 있잖아. 내가 널 좋아한다는 거 말이야. 처음부터 알고 있었잖아.” 나는 손을 빼내려고 했지만 안민혁은 손을 더 세게 붙잡았다. “희주야, 도망치지 마. 나도 네가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는 거 알아.” “너도 나한테 아무 감정 없는 건 아니잖아.” “그런데 왜 기회를 주지 않는 거야? 왜 더 가까운 사이로 발전해 나갈 기회 말이야.” 안민혁은 꽉 잡고 있던 손에 힘을 풀었다. 아까보다는 힘이 조금 빠졌지만 여전히 그는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안민혁의 눈빛에는 간절함이 가득했다. 나에게 답을 듣고 싶은 듯했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던 것이다. 그는 돈도 많고 잘생긴 데다가 모든 걸 가지고 있는 데다가 나만 바라보는 사람이었다. 갖은 방법을 다 써서라도 나를 찾아낸 사람이었다. 감동을 받은 것도 사실이었고 마음이 흔들린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 나는 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