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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5장 모든 걸 내줄 거라는 걸

결국 나는 흐릿한 정신 속에서 완전히 쓰러지고 말았다. 어디로 실려 갔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눈을 떴을 때 화려하면서도 낯선 병실이 보였다. 이걸로 배진욱이 결국 이겼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아마도 그는 안민혁 같은 사람들이 방해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대비했을 것이다. 나를 개인 병원으로 옮겨놨고 다른 사람들이 날 보러 오는 것도 막았다. 나는 계속 반쯤 정신을 잃은 상태였고 겨우 눈을 살짝 뜨는 정도밖에 할 수 없었다.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는 건 완전히 불가능했다. 몽롱한 상태 속에서 몇 번이나 병실 밖에서 누군가가 언성을 높이는 소리가 들렸다. 가끔 고채영과 소유진의 목소리도 들렸다. 여자가 상대인 싸움은 하고 싶지 않았는지 보통 그런 상황에서 배진욱은 병실로 들어와 숨었다. 그는 내 손을 잡고는 조심스럽게 내 손을 닦아주며 말했다. “학창 시절부터 고채영이랑 친하다고 했지? 근데 그때부터 고채영은 늘 소란스러웠어.” “고채영은 전에 나 되게 응원해주지 않았었나? 근데 사람은 다 변하더라.” “왜 우리를 계속 응원해줄 수 없는 걸까? 대학교 때 고채영 걔 내 간식도 진짜 많이 먹었는데.” 나는 그의 손에서 내 손을 빼내고 싶었지만 도저히 힘이 나질 않았다. ‘네가 다른 사람을 변덥스럽다고 할 자격이 있어? 가장 변덕스러운 건 바로 너야.’ 가끔 안민혁의 목소리도 들렸다. 배진욱은 그와 맞서며 매번 내가 재혼에 동의했기 때문에 발표회에 나왔던 거 아니겠냐며 따졌다. 기자들이 모두 그 자리에 있었으니 이제 우리의 일은 인터넷에 전부 퍼졌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더욱 거리낌이 없었다. 강유정이 병실로 찾아왔을 때 배진욱은 그녀를 들여보내 주었다. 그러자 강유정은 나를 꼭 끌어안고 울기 시작했다. “강희주, 너 정말 바보야? 회사고 뭐고 필요 없어. 나랑 스턴국으로 돌아가자!” “왜 이런 인간쓰레기랑 타협하는 거야? 너 진짜 바보지?” 강유정의 콧물이 내 얼굴에 닿는 게 느껴졌지만 그녀는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옆에서 지켜보던 배진욱은 가볍게 웃음을 흘렸다. “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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