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9장 서로 돕는 관계
“큰아버지, 왜 이렇게 참견이세요? 제가 어디 가는 것도 보고해야 해요?”
나는 옷깃을 단단히 여미며 옥상을 떠나려 했다.
오강이 있는 곳은 그리 은밀하지 않았고 다행히 밤이 어두워서 강산이 그를 쉽게 발견하지는 못할 것 같았다.
하지만 강산은 내 앞을 막아서며 물었다.
“어디 가는 거야?”
“왜요? 그냥 자러 가는 건데 안 되나요? 제가 무슨 죄인도 아니고 제 자유까지 뺏는 거예요?”
나는 그의 손을 일부러 세게 쳐내며 말했다.
옥상은 그리 넓지 않아서 그가 조금만 더 주위를 살피면 다른 사람이 있다는 걸 알게 될 상황이었다.
예상대로 강산은 옥상을 둘러보며 의심스럽게 물었다.
“너 혼자 있었다고?”
“그럼 누구랑 있겠어요? 진욱이는 호텔로 돌아갔어요.”
하지만 그는 여전히 문을 막고 있었다.
“강희주, 너 어른한테 말하는 태도가 이게 뭐야?”
그의 목소리는 차갑고 분노가 섞여 있었다.
“배진욱이 너를 아끼는 것 같으니까 네가 마음대로 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여긴 내 땅이야.”
“내가 너를 죽이고 싶으면 너는 살아남지 못해.”
그의 눈빛에서 갑자기 살기가 느껴지자 나는 재빨리 한 발짝 물러섰다. 그리고 웃으면서 말했다.
“그래요. 제 지금 처지가 외국에 있는 유호 오빠랑 똑같네요.”
“큰아버지는 오빠가 외국에서 돈 없이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 죽이시게요? 배진욱의 아내를 죽이면 배씨 가문에서 체면 때문에라도 큰아버지랑 끝까지 싸우지 않겠어요?”
나는 대담한 표정을 지으며 그를 쳐다봤다.
만약 강산이 여기서 나를 죽인다면 나는 정말 억울하게 죽게 될 것이다.
오강이 나를 도우러 나오더라도 그건 둘 다 들키는 셈이 될 터였다.
나는 이미 오강이 나오는 것을 보았고 급히 손짓을 해서 그에게 아직 나오지 말라고 신호를 보냈다.
내가 강유호를 언급하자 강산의 눈빛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강희주, 너 뭐 알고 있는 거야?”
“큰아버지가 지금 돈이 아주 급하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죠.”
나는 무덤덤하게 말했다.
“큰아버지는 제 펀드를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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