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8장 마지막 선물

오강은 나를 바라보며 점점 더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강산이 회사만 원하고 사람 목숨은 노리지 않을 줄 알았어. 그런데 정말로 사람을 죽이려고 하다니...” “내가 병원에 이렇게 오랫동안 숨어 있었던 건 그 사람들이 너희 아버지를 죽이려고 했던 증거를 찾기 위해서야.” “그 운전기사 이름은 박철민이야. 말기 신부전증 환자였고 손혜영의 환자이기도 했지. 그 사람의 아내 곽민숙은 곽휘민의 먼 친척이야.” 오강은 그동안 그 사건에 대한 조사를 계속해 왔다. 배진욱이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던 이유는 곽휘민이 모든 증거를 철저히 없애버렸기 때문이었다. 인적 증거도 물적 증거도 없이 설마 그들이 다른 지역에서 범행을 저질렀을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모든 실마리가 끊어졌던 것이다. 하지만 오강은 병원에서 일하면서도 많은 정보를 모아왔다. 박철민은 죽었고 그의 아내와 아이는 거액의 돈을 받았다. 곽휘민은 친척이라는 명목으로 박철민의 가족을 위해 돈을 기부했으며 돈을 줄 뿐만 아니라 곽민숙에게 일자리도 제공했고 아이의 학업 문제도 해결해 주었다. 곽민숙은 원래 너무 가난해서 피까지 팔아야 할 지경이었지만 갑자기 거액의 돈을 얻게 되자 남편의 죽음을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았다. 나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주먹을 꽉 쥐었다. 이 살인자들은 사람 목숨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며 목적을 위해서는 무슨 수단이든 가리지 않았다. 손혜영과 곽휘민의 가식적인 얼굴을 떠올리면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며칠 전 교통사고를 떠올리며 이들이 정말로 순응하지 않으면 모두 죽어야 한다는 사고방식에 젖어 있다는 걸 느꼈다. 오강은 내 손을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희주야, 너무 충동적으로 굴지 마라. 증거만 있으면 그 사람들을 무너뜨릴 수 있어.” “그 사람들이 저지른 범죄는 이 한 건만이 아니야. 너희 아버지 사건을 시작으로 그들은 더 큰 범죄의 방법을 찾은 거야.”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소유진이 조사한 일들도 아빠의 사건과 다를 바 없었다. 말기 환자들을 이용해 그들에게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