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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장 증거

그날 밤 나는 한숨도 자지 못했고 틈틈이 핸드폰을 확인하며 시간이 가는 걸 지켜봤다. 11시가 되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복도를 살폈다. 강유정이 나에게 VIP 병실을 잡아주었고 다행히 계단과 가까운 위치였다. 나는 속으로 시간을 계산하며 계단 쪽 CCTV의 빨간 불이 꺼지는 순간을 기다렸다. 그러다 갑자기 그 불빛이 꺼지는 걸 보고 모니터링 시스템이 업데이트되기 시작했음을 알았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나는 재빨리 병실을 빠져나와 계단을 타고 올라갔다. 내 병실 위로 두 층만 더 가면 옥상이었다. 옥상 문을 열며 나는 손에 쥔 과도를 다시 한번 단단히 쥐었다. 옥상은 바람이 많이 불었고 나는 옷깃을 여미며 주변을 살폈다. 그때 등 뒤에서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몸을 숙인 그림자를 보았다. “아저씨?” 나는 조심스럽게 다가갔고 그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따라와.” 나는 그를 따라 옥상의 구석진 곳으로 갔다. 이곳은 바람이 덜 불었고 남들의 시선도 피할 수 있는 곳이었다. 곧 그가 모자와 마스크를 벗자 얼굴에 있던 흉터가 드러났다. 나는 입을 틀어막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아저씨, 어떻게 이렇게...” “그때 화재... 너도 알고 있을 거야.” 그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한쪽에 버려진 의자에 앉았다. “희주, 오랜만이네. 이렇게 너를 볼 수 있다니 정말 좋구나.” 나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를 본다는 건 기뻐해야 할 일일까? 아니면 더 슬퍼해야 할 일일까? “아저씨, 연희 보셨죠?” 며칠 전 병실 문 앞에 있던 그림자가 떠올라 목이 메었다. 부녀가 이렇게 오랫동안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살아왔다는 것이 그저 가슴 아플 뿐이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부드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연희가 많이 자랐더구나. 예뻐졌어. 어릴 땐 엄마를 닮았는데 이제는 나를 더 닮았더라고.” “연희의 식중독 사건은 강산이 일부러 벌인 짓이야. 날 일부러 끌어내려고 한 거지. 그 인간쓰레기.” 그는 화가 난 듯 의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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