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0장 제 아내에게는 손대지 마세요!

나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환영합니다.” 사무실에는 간간이 박수 소리가 들렸다. 모두들 배진수가 얼마 전 핵심 인력을 교체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비위를 거슬리게 했던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배진수는 사람 마음을 사로잡는 데 능했고 며칠 만에 매일 아침과 오후에는 커피를 제공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의 목표는 재연 그룹 전체였고 당연히 작은 디자인팀에만 관심이 있을 리 없었다. 고채영은 한 손에 커피를 들고 투덜거렸다. “도대체 돈이 얼마나 많은 거야? 오늘은 자비로 다들 뷔페에 초대하고 내일은 스타벅스 쏜다 하고... 만약 우리 모두를 이렇게 평생 먹여 살릴 수 있다면 팀장 자리는 그 사람한테 양보할래.” 나는 고채영에게 내 손에 있던 커피를 건네며 말없이 미소만 지었다. 적이 조용하면 뭔가 꾸미고 있다는 뜻이다. 그날 오후에 열린 삼자 회의에서 배진수는 예상대로 문제를 일으켰다. 그는 지금 협력 중인 자재 공급업체와 시공팀을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늘다리 프로젝트의 규모가 큰 만큼 현재 업체들이 제시한 가격이 너무 높습니다. 이는 우리의 수익에 불리합니다.” “이미 알아본 결과 다른 몇몇 업체가 훨씬 좋은 협력 파트너이며 그들의 가격은 10% 더 저렴합니다. 여기 자료를 보시죠.” 배진수는 그의 비서에게 자료를 나눠주게 했고 도전적인 눈빛으로 배진욱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큰 프로젝트에서는 배 대표님께서 직접 나서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무턱대고 밑에 있는 사람들이 하는 말을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되죠.” “밑에 있는 사람이 누군데요? 강희주 씨요? 그 사람은 디자인팀 팀장일 뿐 아니라 제 아내입니다.” “재연 그룹의 절반은 강희주 씨의 몫이에요. 강희주 씨가 선택한 협력 업체라면 당연히 가장 좋은 선택인 거죠.” 배진욱은 배진수가 내민 서류를 한쪽으로 던지며 아예 보려고 하지도 않았다. 문정우는 서류를 집어 들었고 읽어 내려갈수록 그의 얼굴이 점점 굳어졌다. 나도 자료를 확인했지만 몇몇 업체가 확실히 매우 저렴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