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6장 약을 먹였어

호텔에 도착했을 때 프런트 데스크는 배진욱이 있는 방을 절대 알려주지 않았다. 소유진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프런트 데스크를 세게 내리쳤다. “박시후 어디 있어요? 당장 박시후 불러와요!” 프런트 직원은 놀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더니 황급히 안으로 들어가서 누군가를 불러왔다. 잠시 후, 매니저로 보이는 사람이 허둥지둥 나왔다. “소유진 아가씨! 오시려면 미리 말씀이라도 해주시지...” “말 많네. 친구랑 여기 불륜현장 잡으러 왔는데... 그 사람 어디 있어?” 소유진은 나를 보며 턱을 살짝 치켜들었고 나는 급히 핸드폰에서 배진욱의 신분증 사진을 꺼냈다. 매니저는 사진을 보고 난처한 듯 소유진을 흘깃 보았다. “아가씨, 저희가 손님의 사생활을...” “이 사람만 볼 거야. 둘이 여기서 별짓 다 하는 거 당신도 알잖아?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당신도 같이 끝장날 줄 알아!” 소유진의 차가운 말투에 나도 놀랐는데 매니저는 더더욱 겁먹은 듯했다. 그는 급히 프런트 직원에게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프런트 직원은 시스템을 확인하지도 않고 대답했다. “펜트하우스 1901호입니다. 그 여성분이 전체 스위트룸을 예약했거든요.” 그렇게 소유진은 곧장 나를 끌고 엘리베이터로 향하더니 매니저를 향해 손가락질했다. “박시후, 내가 여기 온 거 비밀로 해. 알겠지?” 엘리베이터 문이 닫힐 때 매니저가 연신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는 모습이 보였다. “너...” 소유진의 흥분한 표정을 보고 나는 묻고 싶었던 모든 말을 삼켰다. 1901호에 도착하자 소유진은 소매를 걷어붙이고는 문을 쾅쾅 두드렸다. “누구세요?” 강유정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들려오자 소유진은 바로 애교 섞인 목소리로 답했다. “손님, 배 대표님께서 주문하신 와인 세트가 도착했습니다. 문 좀 열어주시겠어요?그리고 저희 호텔에서 드리는 고급 일회용 세트도 함께 준비했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너무 달콤해서 나조차 무서울 정도였다. 강유정이 느릿느릿 문을 열었고 소유진은 그 순간 문을 발로 세게 차서 열어젖혔다. 우리는 다행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