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5장 데리러 와

“1000억 원이라고?” 나는 입이 떡 벌어질 만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강유정이 무슨 천사라도 돼? 혼수금이 1000억 원이라니?’ 소유진이 내 턱을 손으로 올리며 말했다. “강씨 가문 욕심도 크지... 그래서 아직 적당한 결혼 상대를 못 찾은 거야.” “어쨌든 강유정이 왜 배진욱에게 접근했는지 이제 확실해졌네. 배진욱의 부인 자리가 1000억 원보다 훨씬 가치 있을 테니까.” “그러니까 너도 건강 잘 챙기고 네가 지닌 보물을 잘 지켜. 지난번 레스토랑 디자인은 잊지 말고 할인해줘야 해.” 곧 그녀는 가방에서 약병 두 개를 꺼냈다. “성진이가 너한테 전해달라고 했어.” 나는 약을 받아들고 마음이 복잡해졌다. 소유진 남매와 알고 지낸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그들은 나에게 이렇게까지 잘해주고 있었다. “됐어. 감동할 필요 없어. 매주 검사받으러 가는 거 잊지 마. 네 목숨이 먼저야. 그래야 계속 조사할 수 있지.” “내가 아빠한테서 들은 바로는 너희 집안에서 뭔가 이상한 일이 있었던 것 같긴 해. 하지만 우리랑 업종이 달라서 정확히는 모르셔.” 소유진은 작은 고기 한 조각을 집어 들더니 이내 별로인 듯 내려놨다. “너도 재연 그룹이랑 거래해 봤으니까 알겠지만 자금 흐름이 갑자기 끊길 수는 없어. 분명 그 전에 조짐이 있었을 거야.” “너희 아버지는... 나도 본 적 있어. 굉장히 영리해 보이시더라. 그런 일을 눈치채지 못했을 리 없는데 아마 내부에 배신자가 있었던 것 같아.”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 분명 배신자가 있었고 그게 오강이었을 가능성이 컸다. ‘그런데 왜 아저씨가 그런 짓을 했을까?’ 강산 그룹의 회계는 전적으로 그가 맡고 있었다.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제일 먼저 책임을 묻게 되는 사람은 바로 아저씨였을 텐데.’ 그의 아내와 아이들이 이미 해외로 나갔다는 것을 떠올리며 나는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혹시 그때부터 무슨 일이 터질 것을 알고 아이들에게 먼저 도망갈 길을 마련한 걸까? 마치 우리 엄마처럼...’ “유진아,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