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7장 관계 회복

안타깝게도 이미 완전히 정신을 놓아버린 배진욱은 계속 내 몸에 손을 대며 내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 그가 이미 약에 취한 것을 깨닫고 나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어쩌면 이번 한 번쯤은 그냥 내버려 둬도 괜찮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 나는 너무 더운 나머지 눈을 떴다. 배진욱이 나를 곰 인형처럼 꽉 안고 있었던 것이다. 그의 얼굴을 보자마자 나는 본능적으로 잠옷을 단단히 여몄다. 다행히도 어제 마지막까지 정신을 붙잡고 긴 팔 잠옷과 바지를 챙겨 입었기에 그는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듯싶었다. 배진욱은 깨어나자마자 내 얼굴에 애정 어린 몸짓으로 얼굴을 부비며 말했다. “여보, 어제 나 진짜 큰일 날 뻔했어.” 나는 그를 외면하고 몸을 돌렸다. ‘너는 큰일이 날 뻔했겠지만 나는 실제로 큰일 났다고!’ 내 이 작은 몸이 그에게 얼마나 시달렸는지 말도 못 할 지경이었다. 내가 화난 것을 보고도 배진욱은 전혀 개의치 않고 내 얼굴에 뽀뽀를 한 후 기분 좋게 부엌으로 가서 요리를 시작했다. 세수를 하고 나오자 그가 전화를 하며 동시에 프라이팬을 들고 요리하는 모습이 보였다. 배진욱의 요리 실력은 나보다 훨씬 나았다. 그는 어릴 적부터 할머니에게서 여러 가지 가정 요리를 배웠다. 30분도 안 돼 그는 아침 식사를 준비했고 나를 향해 아부하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제 정말 고생했어. 너 지금 너무 말랐으니까 많이 먹어. 내 행복을 위해서라도 많이 먹어야 해.” 어젯밤을 떠올리며 나는 얼굴이 빨개졌고 고개를 숙였다. ‘외모에 홀려서는 안 되는 건데. 어제 그냥 욕실에 던져버렸어야 하는 건데...’ 하지만 어제 일 덕분인지 우리 관계는 한결 부드러워진 것 같았다. 매일 배진욱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고 특히 회사에서도 틈틈이 내 사무실에 들러 나를 보곤 했다. 회사 사람들은 내가 다시 황후마마의 자리에 올라서서 황제의 사랑을 받는다고 떠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 마음 한구석에는 불안함이 있었다. 배진욱이 그날 내 몸의 흉터를 기억할까 봐 걱정이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