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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장

조하영은 손에 든 물컵을 내려놓으며 김소정의 주변을 한 바퀴 삥 돌았다. 그러고는 잔뜩 흥분한 얼굴로 말했다. “완벽해요! 이 정도면 완전히 압살할 수 있을 거예요!” 김소정은 그녀의 칭찬에 괜히 민망해져 얼굴을 붉혔다. 한편 장발남은 김소정이 다가와 고맙다고 인사를 하는데도 넋이 나간 채 한참이나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그러다 조하영이 이만 가봐야겠다며 서둘러 김소정을 데리고 나가서야 조용히 중얼거렸다. “꾸며놓으니까 그 사람이랑 더 닮았잖아...?” 김소정과 조하영이 고씨 저택에 도착했을 때는 정확히 7시 50분이었다. 김소정은 앞문으로 연이어 들어가는 손님들을 보며 조하영에게 물었다. “뒷문은 혹시 어디 있어요?” 그러자 조하영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뒷문으로 가시게요?” “네. 사람이 너무 많아서 넘어질까 봐요.” 조하영은 그 말에 시동을 걸어 뒷문으로 향했다. 두 사람이 막 차에서 내리자 웬 남자가 기다렸다는 듯 다가왔다. “드디어 왔네요. 기다렸어요.” “서준 도련님?” 조하영은 갑작스러운 고서준의 등장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하영 씨?” 고서준 역시 이런 상황은 예상 못 했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하영 씨가 왜 여기 있어요?” “제가 걱정돼서 같이 와줬어요.” 김소정이 말했다. “하영 씨 데려다줘서 고마워요. 이제 그만 가봐요.” “네? 하지만...” 조하영은 불안한 눈길로 고서준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고서준이 사람 좋은 얼굴로 그녀에게 웃어 보였다. “그래요. 하영 씨는 이만 돌아가요.” 조하영은 그 말에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며 떠나지 않았다. 그러자 김소정이 그녀에게 나지막이 속삭였다. “서준 씨는 좋은 사람이니까 걱정 안 해도 돼요. 사실은 서준 씨한테 도움받을 일도 좀 있거든요. 그러니까 내 걱정하지 말고 이만 돌아가요.” “좋은... 사람이요?” 조하영의 표정이 이상하게 일그러졌다. 이에 김소정이 뭐라 물으려는데 고서준이 다가와 말했다. “소정 씨, 연회 곧 시작할 것 같으니까 우리 이만 들어가요.” “네.” 김소정은 조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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