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장
‘질식해서 죽으려고 작정을 했네.’
정지헌은 자정이 지나고서야 침대 위에 누웠다.
돌침대이기도 하고 침대가 워낙 크기도 해 김소정은 정지헌이 침대 위로 올라온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아주 푹 잤다.
하지만 정지헌은 줄곧 푹신한 침대에서 자왔던 사람이라 아직 적응이 덜 돼 뒤척거리다 결국 한숨도 자지 못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정지헌의 눈 밑에는 다크서클이 진하게 자리 잡고 있었고 성질도 더 포악해졌다.
김소정은 그의 심기가 불편하다는 것을 기가 막히게 눈치채고 최대한 없는 사람처럼 행동했다.
아침 식사하는 중에 이선화가 그녀에게 드레스를 건넸다.
김소정은 화려한 드레스를 건네받고는 당황한 듯 두 눈을 깜빡거렸다.
“할머니, 이거...”
이선화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며칠 뒤에 고씨 가문 어르신의 팔순연이 있으니까 그때 이거 입고 지헌이랑 같이 가.”
김소정이 이에 뭐라 대답하려는데 정지헌이 갑자기 끼어들었다.
“얘는 못가요.”
“소정이가 왜 못가?”
이선화가 미간을 찌푸렸다.
“지헌이 너 혹시 소정이 말고 지수랑 같이 가려는 거니?”
장수미가 이때다 싶어 웃으며 물었다.
그러자 이선화의 미간이 점점 더 세게 구겨졌다.
“안된다. 신지수는 무슨. 네 아내는 소정이야.”
김소정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차피 정지헌이 그녀를 데리고 가나 안 가나 고서준과 약속한 게 있었기에 그녀는 반드시 연회에 참석해야만 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이선화는 눈에는 자기주장을 펼치지 못하고 주눅 들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그녀는 김소정의 손을 꽉 잡으며 정지헌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네 옆은 반드시 우리 소정이어야만 한다.”
반면 이선화와 달리 얌전한 김소정의 모습이 정지헌에게는 꼭 일부러 자기편을 만들려고 하는 여우 짓처럼 보였다.
그는 속으로 혀를 한번 차더니 한껏 누그러진 태도로 말했다.
“할머니, 오해예요. 소정이 지금 임신했잖아요. 거기는 사람도 많을 텐데 혹시라도 넘어진다거나 하면 어떡해요.”
김소정은 입에 침도 안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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