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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장

불과 몇 시간 전에 식탁에서 봤던 남자가 새로운 대표의 바로 옆에 있었기 때문이다. 김소정은 이런 곳에서 정지헌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기에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한편 고서준은 정지헌의 와이프에게 무척이나 관심이 많았기에 그녀를 보자마자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우리 어디서 본 적 있지 않나요?” 김소정은 차 안에 있는 정지헌을 바라보았다. 정지헌은 시트에 기댄 채 담배를 피우며 그녀 쪽으로는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 김소정은 순간 결혼한 사실을 그 누구에게도 얘기하지 말라고 했던 그의 경고가 떠올라 자연스럽게 시선을 거두며 정지헌을 모른 척했다. 그러고는 예를 갖춰 고서준에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저희 나이트바에서 봤는데 기억 안 나세요?” 고서준은 정지헌을 힐끔 보더니 이내 기억났다는 듯 능청스럽게 말했다. “알겠다. 그때 저한테 노래 불러주겠다고 하셨던 그분이죠?” 정지헌은 그 말에 미간을 찌푸리더니 고서준을 향해 차갑게 외쳤다. “추억 얘기할 거면 내려서 해. 내 아까운 시간 뺏지 말고.” 고서준은 예쁜 미간을 살짝 꿈틀거리더니 다정한 말투로 정지헌에게 말했다. “너는 말 좀 예쁘게 해. 이것 봐, 이분도 널 왜 저래 라는 눈빛으로 보잖아.” “...” 김소정은 고서준의 말에 조금 황당했다. ‘혹시 내 마음이 표정에 드러났나? 아닐 텐데...?’ 고서준의 말이 끝나자마자 정지헌이 그녀에게 싸늘한 눈빛을 보냈다. 이에 김소정은 억울하기도 하고 또 어이가 없기도 했다. 이래서야 고서준에게 뭔 말도 못 붙일 것 같아 그녀는 정지헌의 눈빛을 무시하고 고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기... 부탁할 게 좀 있어서 그런데 잠시 시간 좀 내주실 수 있으세요?” “그러죠.” 고서준은 다정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또다시 정지헌의 속을 긁는 말을 내뱉었다. “이것 봐봐. 네가 하도 무섭게 구니까 이분이 널 빨리 보내고 싶어 하잖아.” 그 말에 정지헌은 가차 없이 고서준을 차 밖으로 밀어버리고 기사에게 시동을 걸라고 했다. 고서준은 떠나는 차량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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