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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장 먼저 건들지만 않으면

‘내가 이겼어!’ 나는 온소미보다 88점 높은 우수한 성적으로 전공 1위를 차지했고, 자신의 실력으로 온소미를 쉽게 이겼다. 그 아래에 달린 댓글이 정말 재미있었다. 누군가가 나와 온소미가 내기를 하기로 한 그날의 모는 과정을 만화로 그렸다. 온소미가 한 말도 같이 말이다. ‘만약 지면 퇴학당해야 한다는 걸 네가 내게 요구하지 않았잖아? 그러니 나를 탓할 필요 있어? 내기할 용기가 없다면 솔직히 말해.’ 이 만화가 교내 커뮤니티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많은 사람이 염치없는 사람을 본 적은 있어도 이렇듯 염치없는 사람을 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댓글은 모두 온소미의 우스운 꼴을 놀리는 것이었다. 학교 부총장 쪽에서 어떻게 알았는지 한 시간 뒤에 교내 커뮤니티를 깨끗이 정리하고는 통지도 올렸다. 그 대체적인 의미는 서로 단결하고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는 것과 같은 학교 친구를 헐뜯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 내용에 따르지 않으면 엄숙하게 처리할 거라는 경고도 적혀 있었다. 이 통지를 본 나는 그저 웃음만 나올 뿐이었다. ‘예전에 온소미가 나를 헐뜯고 다닐 때는 엄숙하게 처리하지 않았으면서 지금은 같은 학교 친구들끼리 단결하고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고 경고하네?’ 이날 나는 온소미가 내게 고개 숙여 사과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그러자 서지한이 몇몇 친한 친구들과 함께 수시로 온소미를 비웃으며 놀려댔다. 그제야 온소미가 어쩔 수 없이 같은 과 친구들 앞에서 내게 사과했다. "소지안, 이번에는 확실히 네가 나보다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어...." 말을 마친 그녀가 눈시울을 붉혔다. 고개 숙여 사과한다는 것이 겨우 이런 말 한마디뿐이었다.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불쌍한 척 구는 모습을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내가 같은 과 친구들을 데리고 그녀를 함께 괴롭힌 줄 알 것이다. 어느 선생님이 내게 이만하면 됐다며 온소미를 이만 용서하라고 충고했다. ‘허, 그녀가 뭔데 내게 그 많은 상처를 주고도 그리 쉽게 용서받으려 하지?’ 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온소미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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