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장 쌤통
사람들 앞이라 성영준을 반박할 수가 없었던 나는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이모, 제가 나이가 어려서 이런 건 처음 먹어보는데 저 대신 손질해 주실 수 있어요?”
안희란이 흠칫하자 나는 눈을 깜빡였다.
“이모, 저 킹크랩도 먹고 싶고 저기 새우도 먹고 싶어요. 저기 물고기도 괜찮아 보이는데, 그럼 부탁할게요. 정말 고마워요, 참 다정하시네요.”
내가 무고하고 순진하게 웃을수록 안희란은 속으로 더 괴로워했다.
게다가 거절을 하기도 뭐했다.
하하하, 안희란은 내내 종업원처럼 나 대신 게살을 바르고 새우를 까고 생선 가시를 손질해 줬다.
나는 그저 신나게 먹기만 했다.
식사를 하는 도중 몰래 술잔의 술을 마시려고 했지만 성영준은 어느새 그걸 주스로 바꿔놓은 뒤였다.
화는 났지만 뭐라고 할 수는 없었다.
주스면 주스지 뭐. 적어도 성영준이 나서서 안희란의 편을 들지는 않았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두는 것만으로도 이미 내 체면은 충분히 살려주었다.
이내 빠르게 먹고 마신 나는 배시시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열렬한 환영에 감사해요. 특히 다정한 희란 이모요. 고마워요~ 천천히 드세요. 전 산책 좀 다녀올게요.”
역시나 내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등 뒤에서 안희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지 안, 거기 서!”
“서란다고 내가 진짜 서면 얼마나 쪽팔려.”
나는 눈을 흘기며 계속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하이힐을 신은 안희란은 빠른 걸음으로 나를 쫓아와서는 씩씩대며 말했다.
“방금 전에 일부러 나 부려 먹은 거지? 하, 내가 너 무슨 생각하는지 모를 줄 알아? 넌 성영준의 조카인 주제에 감히 그 사람 아내 자리를 노려? 어디 집에 거울 없니?”
나는 귀를 후비적거렸다.
“저기요, 아줌마. 아줌마나 거울 좀 보세요.”
나는 손을 들어 안희란을 화장실로 밀어 넣었다. 그러면서 문을 닫기 전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표정 관리 좀 해. 눈가랑 팔자 주름 더 심해진다?”
흥, 말끝마다 지안아, 지안아 하면서 내가 어리다고 무시하던 것만 생각해도 화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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